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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 관악구청장] 지금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10여 년 전쯤의 빅뉴스가 있다. 이민 2세가 아닌 21살의 모델 강승현이 세계슈퍼모델대회에서 1위에 오르며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그때 봤던 그녀의 당당한 자세와 자신감 뿜는 강렬한 눈빛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김연아, 박지성, 싸이, 손흥민 등 걸출한 청년 세계 스타들이 줄을 이었고 마침내 방탄소년단(BTS)이 세계 한류 역사의 페이지를 넘기는 정점을 찍고 있다.
최근 들어 소위 MZ세대, 2030 청년들의 물결이 거세다. 물줄기는 두 갈래인데 그들의 희망과 비전을 이끌어주지 못하는 시대와의 불화가 한 줄기고, 동전의 양면처럼 불화를 이겨내려는 치열한 분투가 4차 산업혁명이 부르는 변화무쌍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K-콘텐츠를 역동하는 긍정의 물결이 다른 한 줄기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MZ세대가 많기로 소문난 관악구인 만큼 이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책상 위에는 ‘K-를 생각한다’, ‘포노사피엔스’ 등 청년 현실을 분석한 책들이 쌓여있다.
그러다 바로 엊그제는 SNS(페이스북)에서 ‘서산 머드맥스’라는 동영상에 감탄이 터졌다. 한국관광공사가 국제 홍보를 위해 만든 동영상이라고 하는데 ‘매드맥스(Mad Max) : 분노의 도로’라는 영화를 패러디해 한국 민요 ‘옹헤야’라는 배경음악과 함께 동네 주민들의 경운기 부대가 바지락을 캐러 가는 스토리를 영상화한 것이었다. 외국 관광객들에 생소한 시골 서산을 민요와 경운기라는 소재에 기발한 독창성과 창의성을 발휘한 것이다. 요즘 청년 말대로 정말 힙하다.
가로등이 없어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처럼 불투명한 미래를 앞에 두고 젊음의 패기로만 무작정 걷는 길이 불안할 것은 당연하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막다른 길은 없다. 꽉 막힌 것 같은 상황에서도 문 하나는 꼭 보이게 마련이다. ‘항구에 정박한 배는 안전하나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는 말은 경험상 청년들에게 가장 유효하다. 관악구의 청년 정책이 내일을 향한 힘찬 날갯짓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