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류성 기자] 참기름이나 들기름 ‘향’에 익숙한 한국인이라면 따뜻한 밥에 간장만 같이 비벼도 밥 한 그릇 뚝딱할 맘이 금새 든다.
참기름은 기본적으로 상온에 두고 먹어야 제 맛이 난다. 참기름 안의 세사몰이라는 물질이 기름 산화를 방지하기 때문이다. 고온으로 착유하면 다른 리그난 물질들이 쪼개져서 세사몰로 변한다. 세사몰 함량이 높아지면서 보관성도 훨씬 더 좋아진다. ‘향’의 발현성도 강해져서 왠만해선 이 향이 사라지지 않는다. 1년 뒤에 참기름 병뚜껑을 열어도 고소한 향취가 강하게 느껴질 정도다.
반면 들기름은 냉장고나 서늘한 곳에 두고 먹는게 좋다. 들기름의 경우 보관상 산화에 취약하다. 참기름처럼 기름 산화를 방지해 줄 물질을 함유하고 있지 않다. 게다가 주성분인 오메가3가 산화에 취약한 기름이다. 무엇보다 들기름은 착유 과정상 고온의 열이 가해지면서 병입 되기 전에 이미 산화과정을 거쳤다. 산화는 처음에는 천천히 진행되다가도 일정시기부터는 급속히 빨라진다. 들기름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저온압착 참기름은 원래부터 향의 발현이 적은 상태라서 착유 당시의 맛을 보관 하는 데는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훨씬 좋다. 들기름도 저온 압착해 만들고 착유과정에서 온도가 철저히 관리된 경우라면 보관과정에서도 상당히 안정적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어떤 이유에서건 기름 안에 수분이 많이 함유된 경우라면 역취가 발생하면서 상한 냄새가 난다는 사실이다. 투명한 병이라면 기름 안에서 수분 분리 현상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증기에 깨를 찌는 과정을 거친 생들기름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도움말 주신분: 박정용 쿠엔즈버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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