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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일까. 법적으로 정해진 공소시효가 절대적인 기준일까. 아니다. 피해자들의 정신적인 충격과 트라우마가 지속되는 동안은 범죄의 유효기간은 끝난 게 아니다. 하지만 현실 속 세상은 다르다. 과거 학원폭력, 성폭행 등 천인공노한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성인이 돼 해당 범죄에 대한 기억이 없어지면 조용히 묻혀버린다. 범죄자가 아이돌 가수나 배우 같은 공인이 되지 않은 이상은 다시 사회적으로 공론화되기도 힘들다. 이것이 현실이다.
주인공은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순태’다. 순태는 자신을 뒷바라지하는 여자친구 나연과 함께 살고 있다. 사건은 돌연 일어난다. 긴 머리의 교복을 입은 여자가 나연을 스토킹하면서 순태을 곁을 맴돌기 시작한다. 여러 사건들을 겪은 후 순태의 앞에 나타난 스토킹범은 자신이 학창시절 때 알았던 ‘누리’였다. 이 과정에서 순태의 과거가 드러난다. ‘인천성폭생 사건’의 장본인. 학창시절 한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한 순태의 과거다. 순태는 오래전 잊혀졌을 것이라 생각했던 자신의 범행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까봐 전전긍긍한다. 이 과정에서 순태와 성폭행에 가담했던 친구들도 하나둘 죽어나간다.
‘보고 싶은 얼굴’은 누군가에겐 이미 기억도 나지 않는 과거가 어떤 이에겐 ‘현재진행형’이라는 접점에서 기획된 웹툰이다. 범인이 처음부터 공개되는 듯하지만 후반부로 가면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웹툰을 그린 진성민 작가는 스토리 초반부부터 진짜 범인에 대한 단서들을 슬쩍슬쩍 내보인다. 독자들 입장에선 이를 보며 추리해나가는 재미도 있다. 작화 역시 최대한 심리묘사에 집중하면서 스릴러 웹툰 특유의 긴장감을 끝까지 이어나가 몰입도를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