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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3만6000여가구 분양 예정…최근 5년 중 최대
3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전국에선 3만6275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만 2만5000여가구 물량이 나온다. 아시안게임과 폭염 여파까지 겹쳤던 작년 8월 전국 분양물량(1만823가구)과 비교하면 세 배를 훌쩍 넘는다. 최근 5년 동안 이뤄진 같은 달 분양물량을 따져도 최대규모다. 공공택지 공급 축소 등을 골자로 한 8·25대책이 발표됐던 2016년(3만644건)을 제외한 2014, 2015, 2017년엔 1만~2만 가구 수준으로 분양이 이뤄졌다. 부동산114 측은 “예정물량의 70% 정도만 실제로 분양을 해도 예년에 비해 많은 편”이라며 “적게는 한두 달 밀렸던 물량이 8월에 풀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8월 분양물량이 크게 늘어난 데엔 밀리고 쌓였던 물량이 풀린다는 측면이 있다. 지난 5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 심사 기준강화를 예고하면서 분양일정을 미뤘던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속속 확정 짓고 있단 것이다.
‘준강남’이라 불리는 과천의 지식정보타운에 GS건설과 금호산업이 지을 ‘과천제이드자이’는 5월 말에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고분양가 논란에 8월로 분양이 늦춰졌다. 대우건설이 동작구 사당동일대에 사당3구역을 재건축한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은 애초 계획했던 7월에서 한 달 늦춰 분양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양신청 서류미비로 지연됐지만 8월 중엔 분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8월 분양의 이유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주택시장의 불안정성을 꼽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경기침체 장기화는 부동산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한국은행이 7월에 기준금리를 종전 1.75%에서 1.50%로 인하한 데 이어 올 하반기 중 한 차례 더 낮출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정부에서 민간택지로의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등 추가규제책을 발표할 경우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장담할 수 없어, 시장의 불확실성이 분양을 재촉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분양 사태가 빚어졌던 수도권의 2기 신도시에서 분양을 앞둔 A건설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란 확신이 없다”며 “더 분양을 미뤄봤자 은행대출 등 비용이 생겨 분양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수도권 다른 지역에서 분양을 예정하고 있는 B건설사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정부가 명절 전에 굵직한 정책을 발표해왔다”며 “이번엔 추석 전에 부동산 추가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그전에 분양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1000가구가 넘는 한 단지를 분양하기로 한 C건설사 관계자는 “명절이 끼면 분양 흐름이 끊기고 분위기가 흐려져서 추석은 피해야 한다”며 “청약 시스템이 바뀐다고 하니 9월은 어차피 통으로 날려야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준비 시간이 촉박하지만 8월 말일로 모델하우스 개관을 맞추려고 노력 중”이라고 부연했다.
9월로 분양을 예정했던 건설사 가운데 일부 업체는 분양일정을 늦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에서 1100여 가구 분양을 앞둔 D건설사 관계자는 “9월은 실질적으로 계약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아예 10월, 11월로 미뤄질 것 같다”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예비청약자라면 가점이 높은 본인의 거주지역 중심으로 꼼꼼하게 청약 정보를 살피고 본인의 거주지역 밖이라면 특별공급 같은 틈새시장에서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