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안전결제’ 확산 바람…플랫폼 신뢰도 경쟁 ‘시동’

올해 중고거래 플랫폼 3사 안전결제 드라이브
100% 안전결제 도입한 번개장터, 사기건수 80%↓
시범운영했던 당근, 다음달까지 전국 확대 추진
급성장한 중고거래 시장, ‘신뢰도’ 주요 키워드로
  • 등록 2024-11-18 오전 6:45:00

    수정 2024-11-18 오전 6:45:00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업계가 사기 거래 방지를 위해 ‘안전결제’(에스크로) 기능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경기 불황 장기화로 중고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업체간 경쟁도 ‘플랫폼 신뢰도’로 초점이 맞춰지는 모습이다.

100% 안전결제를 운용하는 번개장터의 안전결제 시스템 방식. (사진=번개장터)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번개장터, 당근, 중고나라 등 국내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 3사는 잇따라 안전결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100% 안전결제를 선언한 번개장터는 지난달 기준 사기 신고 건수가 80% 급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당근도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당근페이’에 서울 일부 지역 대상으로만 안전결제 기능을 도입했는데 다음 달까지 전국 확대 적용을 추진키로 했다.

안전결제는 중립적인 제3자가 거래 금액을 예치하고 있다가 거래 완료시 판매자에게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을 뜻한다.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 서비스로도 불린다.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에선 2018년 번개장터가 처음으로 선보였고 올해 전면 의무화 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약 26조원으로 내년에는 43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불황형 소비가 확대하면서 고질적인 사기 거래 피해도 늘고 있는 추세다.

사기 피해 정보 사이트 ‘더치트’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중고거래 사기 피해 접수 금액은 약 2900억원 규모로 건수는 30만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피해금액(2600억원)을 초과했다. 시장을 키워야 하는 중고거래 플랫폼 입장에선 사기 거래 확대는 플랫폼 신뢰도 측면에서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다.

중고거래 플랫폼내에서 가장 많은 사기는 선입금을 유도하고 물건을 보내지 않은 형태다. 이는 주로 ‘시스템을 벗어난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다. 중고거래 사기가 고도화되면서 플랫폼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 업계에서도 안전결제 확대를 통해 자체 신뢰도를 키우려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구매자 입장에서 거래 과정의 신뢰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시장 파이가 더 커질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실제 번개장터가 이달 자사 이용자 4748명에게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구매자 87%가 ‘안전결제 전면 시행 후 거래가 더 편해졌다’고 응답했다. 안전결제를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던 이용자 중 91.6%는 ‘중고거래 사기 걱정이 줄었다’ 답했다. 번개장터 거래건수도 안전결제 시행 전인 지난 7월보다 145% 이상 증가했다.

당근도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표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서울 5개 구에서 시범 운용하고 있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고나라 역시 최근 안전결제를 처음으로 사용하는 이용자들에게 수수료를 무료 제원하는 이벤트 등으로 시스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김주희 동덕여대 문화지식융합대학 교수는 “일본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 ‘메루카리’도 안전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중고거래 시장을 선도한 사례”라며 “국내 중고거래 시장 또한 이제는 신뢰도 향상을 통한 시장 불편 해소를 위해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울 5개구에만 시범 적용했던 당근도 다음달까지 안심결제(안전결제)를 전국으로 확장한다. (사진=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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