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으로 근무했던 2015년은 경제·사회 구조적으로 큰 변화가 있던 해로 기억한다. 노동시장에서 700만명 이상의 베이비붐 세대(55∼63년생)가 잔류한 가운데, 400만명 이상의 2차 에코세대(91∼96년생)가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청년(25~29세) 실업률이 2015년 전후로 8%대 이상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상승했다. 당시 꾸준히 줄고 있던 수도권 인구 순유입도 구직 청년층 중심으로 증가로 전환됐다. 중국의 뉴노멀(新常態) 정책 등으로 대(對)중국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경제성장률이 2%대로 하락한 점도 청년 일자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합계출산율도 2015년 이후부터 급속하게 감소했다. 한편, 기초연금 도입 등으로 소득분배 지표는 개선되었으나, 2015년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계층이동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비율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인 9.5%포인트(p) 하락했다. ‘흙수저’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도 이때이다.
|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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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전후 시작된 이러한 흐름은 지난 10년간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부족, 교육·자산 격차 등과 맞물리면서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지난 5월 1일, 역동경제를 구현하고 사회이동성을 높이기 위한 첫 번째 대책으로 일자리, 교육, 자산형성 중심의 ‘사회이동성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손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청년 고용올케어 플랫폼’을 새롭게 만든다. 청년 구직자의 약 70%가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고, 그 이유 중 약 80%는 ‘정보 탐색이 어렵거나 정부 지원이 있는지 알지 못해서’라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장학금 신청 시 교육부의 학생정보와 고용부의 구직·취업정보를 연결하여 청년 구직자 등에게 ‘찾아가는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출산과 육아 부담으로 인한 경제활동 참가율 하락을 막기 위해 육아휴직 급여와 배우자 출산휴가를 대폭 확대하고, 경력단절인 재취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사회이동성의 두 번째 축은 교육기회 확대이다. 저소득층 우수 학생을 조기에 발굴·지원하기 위해 ‘꿈사다리 장학금’ 지원 대상을 현행 중고등학생에서 초등학생까지 확대한다. 취업연계 장학금은 저소득층을 우선 선발하고, 고졸 청년의 공공기관 취업 기회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세 번째 축은 자산형성 지원이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는 ISA 유형을 통합하고, 손익 통산을 확대하는 등 수요자인 국민의 시각에서 전면 개편한다. 대부분 고정자산으로 묶여있는 가계자산이 경제 전체에 순환될 수 있도록 부동산 연금화 촉진세제도 도입한다.
우리 경제가 역동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에는 ‘개천에서 용’ 나거나 ‘자수성가’한 사례들을 주변에서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그러한 희망을 가질 수 있을 때 대한민국의 역동성이 되살아날 수 있다. 훗날 미래세대가 2024년을 우리경제가 다시 역동성을 찾고, 사회이동성에 변화가 시작된 해로 기억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