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국내 전자업계는 중국·일본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중국시장은 여전히 내년 세계 자동차 판매 증가세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돼 국내 기업도 사활을 걸고 있다. 자동차에 기술을 융합한 친환경차 시장 경쟁도 가열돼 올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경쟁이 본격화된다.
융합 분야에서는 미래 신기술인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 스마트홈 등에서 제조사와 통신사, 인터넷 업계간 전면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모바일 02O(online to offline) 상거래의 경쟁심화는 ‘핀테크(Fintech)’ 산업의 빠른 진전을 예고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유가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돼 정유·석유화학·철강·조선 등은 생존을 위한 사업다각화라는 도전에 직면했다. 또한 저성장 기조는 광고 시장 위축과 국민의 알뜰 소비로 이어져 소형 SUV와 중저가폰, 알뜰폰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샤오미·화웨이·레노버 등 중국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중저가 제품을 쏟아내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던 삼성전자는 중국 휴대폰 시장 1위 자리를 샤오미에 빼앗기기도 했다. 새해에도 이런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스마트폰시장에서 중저가폰 비중은 연평균 10%씩 증가해 올해는 50%, 2015년에는 52~5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샤오미 등이 특허 분쟁으로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중저가 시장의 성장은 필연적으로 받아들여진다.이에 맞서 국내 기업들은 차별화된 폰으로 프리미엄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중저가 시장을 노리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술적으로 플렉시블(Flexible) 화면, 2000만 화소 카메라, 64비트 운영체제(OS) 등 보다 진화된 기술을 가지고 중국 후발업체들과 차별화를 시도할 전망이다. 또한 삼성전자(005930)는 갤럭시A5를 앞세워, LG전자(066570)는 내년 1분기 중저가 보급형인 L시리즈와 F시리즈의 후속모델들을 차례로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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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지난해 12월30일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와 충칭시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4~5공장을 연이어 짓는 방안을 확정했다. 창저우 4공장은 올 2분기, 충칭 5공장은 3분기 중 착공해 각각 2016년 말과 2017년 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기아차도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연산 30만대 규모의 중국 3공장을 증설, 2016년엔 연 45만대까지 생산키로 했다. 신·증설을 마치면 현대·기아차의 2018년 중국 생산능력은 업계 1~2위 GM·폭스바겐에 육박하는 연 270만대(현대 171만대, 기아 89만대)가 된다. 쌍용차 역시 주력 수출시장인 러시아가 유가 하락 여파로 침체함에 따라 중국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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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자체 운영체계인 타이젠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홈챗’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며, SK텔레콤(017670) 역시 중견 가전·홈기기 제조사들과 손잡고 스마트홈 시장에 본격 진출해 자사 가전제품 중심의 하이엔드 전략이 돋보였던 삼성·LG의 스마트홈과 불꽃 경쟁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연말 조직개편에서 홈앤미디어 부문을 CEO직속으로 편재하면서, 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KT(030200)는 지난 연말 조직개편에서 그룹의 씽크탱크 구실을 하던 미래융합전략실을 미래융합사업추진실로 확대 개편해 한국전력과 하는 스마트 에너지를 사업화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032640) 역시 ‘LTE 오픈 이노베이션센터’를 통해 LTE망을 활용한 ‘드론’으로 에너지 시설을 원격 검침하는 서비스 등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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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시장 경쟁도 심화한다. 내년 한해 국내 시장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4종과 하이브리드 2종 등 6종의 친환경차가 소개된다. 특히 현대차(005380)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PHEV와 첫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을 내놓는다.무대를 전 세계로 확대해보면 하이브리드의 원조 프리우스 4세대 모델과 쉐보레 볼트, 닛산 리프 2세대 등 전기차가 연이어 나온다. 도요타 미라이 등 수소연료전지차도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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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던 국제유가가 여름부터 하락세를 보이더니 반년 만에 반토막 났다. 유가 하락세는 계속될 전망인데 관련 제품 가격이 동반 하락하게 되는 정유·석유화학 업계로서는 올해에도 험난한 인내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정유사들은 주력 사업인 정유 부문보다 석유화학, 석유개발, 윤활유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함으로써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조선업종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내년에도 선가 회복이 쉽지 않은데다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해양플랜트 발주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돼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009540)은 2014년에 사상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항공업계는 저유가와 여행객 증가세를 발판으로 내년에 사업에 유리한 환경이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
종합상사들은 상품가격 하락이라는 악재에 직면했지만 내년 영업실적은 양호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레이딩 부문은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자원개발(E&P) 사업과 비트레이딩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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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분야 역시 보급형 스마트폰과 ‘반값 이동통신’ 알뜰폰이 점유율 10%를 노리는 등 인기를 끌 전망이다. 다만, 방송은 씨앤앰 등 케이블TV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힘든 처우가 지나친 출혈·저가 경쟁이었다는 평가에 따라 유료방송 제값 받기 정책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정부가 결합상품 제도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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