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완성은 '무대'…바우하우스 현장 담다

'바우하우스의 무대실험: 인간, 공간, 기계' 전
독일 명문 디자인학교 현장 재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내년 2월27일까지
  • 등록 2014-11-21 오전 6:41:00

    수정 2014-11-21 오전 6:41:00

요스트 슈미트 ‘기계적 무대 층별 상대위치’(ⓒ1925 바우하우스 데사우재단)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어떤 이들은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이름인 줄 안다. 하지만 현대예술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바우하우스’의 영향력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다는 것을 알고 궁금증이 커진다. 과연 어떤 식으로 교육을 했기에 한 세기가 지나도 명성이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바우하우스는 1919년 독일의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에 의해 설립된 예술·디자인학교다. 예술의 다양한 장르가 궁극적으로 건축을 통해 통합되고 나아가 사회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예술가를 양성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문을 열었다. 바실리 칸딘스키와 파울 클레 같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창작에 매진했다. 바이마르에서 개교한 바우하우스는 1925년 옛 동독지역인 데사우로 이전한 뒤 1933년 당시 정권을 장악했던 국가사회주의자들에 의해 폐쇄됐다. 바우하우스의 역사는 짧았지만 이후 20세기 예술사조에 큰 영향을 미치며 고전의 반열에 올라섰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내년 2월 27일까지 열리는 ‘바우하우스의 무대실험: 인간, 공간, 기계’ 전은 당시 바우하우스의 현장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자리다. 바우하우스는 주입식이 아닌 교사와 학생 등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워크숍 교육을 통해 종합예술을 추구했다. 특히 무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여기서 무대란 인간과 공간, 기계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바우하우스 구성원들의 교집합이자 종합예술의 토대였다.

전시를 둘러보면 새삼 바우하우스가 현대의 고전이 이유를 알게 된다. 기능이 아닌 인간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예술을 제시한 바우하우스의 첫걸음은 신체훈련이었다. 오스카 슐레머의 ‘사고의 궤도 안의 인간’ 같은 그림을 보면 몸을 관념이 아닌 실체로서 인식하도록 했던 교육과정이 감지된다.

당대의 첨단기기를 받아들여 각종 전자장치를 예술과 접목하는 데 힘썼던 흔적도 보인다. 1922년에 쓰인 ‘반사조명 놀이기구’에선 비디오아트의 뿌리를 유추할 수 있다. 인물과 배경 등 2차원적인 무대활용에서 벗어나 3차원적인 원근과 공간의 창출을 도모한 요스트 슈미트의 ‘기계적 무대’ 도면과 발터 그로피우스의 ‘총체극장’ 등에서는 시대의 전위였던 바우하우스의 예술철학을 확인할 수 있다.

클라우디아 페렌 독일 바우하우스 데사우재단 이사장은 “이번 전시는 바우하우스 통합교육의 정점이던 무대를 보여주는 전시로 ‘배움 자체를 예술의 대상으로 삼았고 놀이가 일이 되고 일이 파티가 되고 파티가 놀이가 된다’는 바우하우스 교육철학을 담았다”고 말했다. 다만 바우하우스를 입체적으로 만끽하기에는 전시 구성이 평면적이란 아쉬움이 있다. 02-3701-9500.

발터 그로피우스 ‘총체 극장’(에르빈 피스카토어를 위한 프로젝트)(ⓒ1926-27 쾰른대 극장콜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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