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2위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을 세우고 지금까지 이끌어온 래리 엘리슨 최고경영자(CEO)가 경영 2선으로 물러난다. 앞으로는 회장직을 맡아 향후 회사 비전과 경영권 승계 등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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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슨 CEO는 18일(현지시간) CEO에서 물러나는 대신 앞으로는 이사회 회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만 맡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CEO 자리는 그동안 공동 대표로 일했던 마크 허드와 새프라 캐츠 사장이 함께 맡게 된다. 허드 CEO는 영업과 마케팅, 경영전략을, 캐츠 CEO는 재무와 법무, 제조관리를 각각 나눠 책임지게 된다.
엘리슨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 세 사람은 앞으로 함께 미래에 대비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향후 회사의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고 경영권을 어떻게 승계할 지 등을 고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클 보스킨 이사도 “엘리슨이 앞으로는 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지난달로 70세 생일을 맞았던 엘리슨은 1977년 오라클을 세운 후 37년 가까이 경영을 책임지면서 회사를 세계 최대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회사이자 2위의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로 키워냈다. 현재 오라클의 시가총액은 1850억달러에 이르고, 연간 매출은 380억달러 규모나 된다.
이번 엘리슨 창업주의 경영 2선 퇴진으로 미국 정보기술(IT) 1세대들은 사실상 대부분 경영 전면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번 엘리슨 창업주의 CEO직 은퇴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와 앤디 그로브 인텔 창업주의 은퇴,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의 사망에 이어 실리콘밸리 1세대들의 퇴진과 2세대들의 부상을 공식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오라클의 지분 25%를 가진 최대주주이며 현재 460억달러 규모의 재산을 가진 세계에서 7번째 부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