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과 SK하이닉스 박정호 대표이사 부회장은 모두 1963년생 토끼띠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의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이끌며 기술 ‘초격차’를 달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메모리 반도체 양대 시장인 D램·낸드 시장에서 1위를 지키는 동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도 대만 TSMC를 꺾고 1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포부다. 신사업 발굴과 사업 효율화에 능한 박 부회장은 ‘겨울’을 맞은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점쳐진다. 두 사람 모두 대기업에 국한한 반도체 설비투자 세액공제 2% 상향 조정 등 기대에 못 미치는 국회의 세제 지원 속에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봉쇄 조치와 이로 인한 중국의 저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가 관건이다.
1951년생인 구본준 LX그룹 대표이사 회장은 ‘조용한 불도저’로 통하는 만큼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동갑내기인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은 대표적 ‘기획통’으로 불린다. 내년 3월 대표이사 임기가 끝나는데, 일각에선 권 회장이 미등기임원으로 남아 그룹 최고경영진의 조언자 역할을 수행하리라 예측하기도 한다.
1963년생인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향후 삼성을 이끌 차세대 선두주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동안 삼성SDI는 투자에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올해 글로벌 자동차회사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새로 추진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시장과 함께 급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최 사장이 신묘년 한 해 얼마나 회사를 성장시킬지가 주목된다. 동갑내기인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핵심 기술인 퀀텀닷(QD)-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을 이끌며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LG그룹 75년 역사상 첫 여성 CEO인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도 1963년생 토끼띠다. 이 시장은 LG그룹(전 럭키) 공채 출신으로 입사 36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 사장은 경영 첫해부터 실적 회복의 고삐를 죌 전망이다. 롯데그룹의 비(非) 롯데맨 출신 첫 유통부문 수장인 김상현 부회장은 1963년생 토끼띠다. 한국 P&G와 홈플러스 대표, 홍콩 유통상 DFI 유통 총괄 대표를 역임한 유통 전문가인 그는 슈퍼, 이커머스, 전자제품 등 올해 부진했던 사업의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이끌어 2023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의 어깨도 무겁다. 지난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홍 대표가 당분간 카카오를 홀로 이끌게 됐다. 홍 대표의 앞에는 내년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신속하게 피해 보상을 마무리 지어야 하고 서비스 오류로 떨어진 신뢰를 되돌려야 하는 중책이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