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이 22일 공개된 후 첫 주말을 맞은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전단지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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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가뜩이나 거래가 안 되는데 세금(보유세)까지 올린다고 하니 거래시장은 당연히 더 위축되겠죠. 지금도 매수 문의가 없는데 악재만 늘어나네요.”(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H공인 관계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22일 부동산 보유세(종합부동산세) 인상 방안을 공개하고 정부의 부자 증세 방침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주택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규제를 강화해온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카드가 나온 만큼 오히려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 시장이 각종 규제에 묶여 이미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집을 사려고 문의하던 사람들도 정부의 보유세 인상 방침을 보고는 매입을 망설이고 있다”며 “사무실에는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B공인 관계자는 “보유세 인상 발표가 임박하면서 처분 계획을 세운 집주인들의 마음도 급해졌다”며 “바로 입주 가능한 잠실 엘스 전용면적 59㎡ 호가가 1000만원 빠져 12억 4000만원에 나왔고 전용 119.9㎡는 19억 8000만원하던 중저층 매물이 19억원까지 호가를 낮췄다”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인근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전용 76㎡와 82㎡가 각각 고점 대비 2억원 이상 낮은 16억 8000만원과 18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
올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부활하면서 향후 재건축 부담금 줄폭탄이 예고됐고 지난 4월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이미 서울 주택시장은 한겨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집값 급등의 진원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최근 7주 연속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24일 기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집계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지난 4월 6234건, 5월 5526건, 6월 3545건으로 전년 동월과 거래건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종합부동산세가 공시가격 6억원(1가구 1주택은 9억원) 초과 주택에 부과된다는 점에서 고가 주택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더욱 꽁꽁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보유세 인상이 부동산 투자 수요를 꺾어 단기적으로 거래 절벽과 함께 집값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며 “입주 물량 증가에다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 주택시장이 심각한 ‘동맥경화’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서울 강남3구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단위: %, 자료: 한국감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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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과 2018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비교(단위: 건, 자료: 서울부동산정보광장)
*2018년 6월 24일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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