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처럼 빠진 웃돈'…우울증 걸린 새해 주택시장

수도권 신도시 일년간 오른 웃돈 한달새 사라져
강남 재건축 단지들도 한달만에 5000만원 '뚝'
연초 반등 성공전례..2월 가계부채 대책에 '글쎄'
수요자들 관망세 2분기까지 장기화될 가능성 있어
  • 등록 2016-01-06 오전 5:30:00

    수정 2016-01-06 오전 5:30:00

△거침없이 달리던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가능성 잇단 약재로 최근 들어 빠른 속도 얼어붙고 있다. 경기도 김포시 한강신도시에 아파트 잔여세대 분양 홍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김성훈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한 달 만에 문의 전화가 이렇게 뚝 끊길 수 있나요? 작년엔 웃돈(프리미엄)이 3000만원까지 붙었는데 한 달 새 다 빠졌어요. 다음 달 주택담보대출 규제까지 시행되면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거 같아 고민입니다.”

4일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만난 C공인중개사 대표는 불과 한 달 만에 푹 꺼진 주택시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공인중개소 앞 가로수에는 아파트 잔여세대 분양 마감이 임박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상가 건물 곳곳에 들어선 공인중개업소들은 일찌감치 문을 닫아 군데군데 불이 꺼져 있다.

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 강화와 미국 금리 인상이 발표된 지 3주차에 접어든 이날, 공인중개업소를 드나들던 수요자들의 발걸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저금리에다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 영향으로 고공행진하던 웃돈도 빠른 속도로 빠지고 있다. 인근 S공인 대표는 “웃돈 붙은 아파트를 사느니 미분양을 사는 게 몇년 후 더 나을 수 있는데, 사람들은 미분양이라면 쳐다도 안보려 한다”며 “이 상황이 한 두 달 더 가면 이곳 전체에 붙었던 웃돈은 모조리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거침없이 달리던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내달 시행될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가능성, 눈덩이처럼 불어난 주택 공급 과잉이 시장을 짓누르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및 분양권 평균 거래가격 [자료=서울부동산거래광장·국토부 실거래가 거래 시스템]
분양권에 최대 수억원의 웃돈이 오갔던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시장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쾌재를 부른지 8개월 만에 아파트값은 내림세로 돌아섰다.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A39블록에서 분양한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동탄’ 전용면적 84.99㎡짜리 아파트는 지난 10월 최고 3억 4056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2000만원 떨어진 3억 2000만원에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시장 침체 우려감에 수요자들이 최대한 매입에 신중을 기하면서 거래가 뚝 끊겼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집값이 추가로 떨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강남 대표 재건축 단지인 개포동 주공1단지는 2014년 가을부터 이어진 가격 상승 행진에 최근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11월 9억 5000만원에 거래되던 이 아파트 전용 50.64㎡형은 현재 9억원으로 한 달 새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5000만원 빠졌다. 인근 개포공인 채은희 대표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투자 수요가 많고 가격 조정도 선반영되는 측면이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오름폭과 내림폭이 크다”면서도 “최근 아파트값이 5000만원 넘게 빠지면서 매수자 우위로 시장 분위기가 돌아섰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당장 내달부터 시행될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파가 예상보다 클 경우 집값 약세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2015년 10~12월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량 추이 [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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