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왜 사회적기업에 주목할까

사회문제 해결과 기업 이윤 동시 추구
적정기술과 사회적기업 관심
SK, 현대차, 한화 등이 지원 나서
  • 등록 2012-07-05 오전 6:22:23

    수정 2012-07-05 오전 8:13:23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7월 05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김현아 한규란 기자]기업들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이 변신 중이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게 된 것은 1980년대 이후 번창하던 신자유주의가 퇴조하면서 부터. 이윤을 많이 남기는 기업이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 세상에서 기업은 더이상 경제발전의 주체로만 남을 수 없게 됐다. 사회공헌활동은 물론, 노동 인권 윤리 환경 안전보건 등의 영역에서 기업은 사회발전을 위해 지켜야 할 책임을 생각하게 됐다.

그런데 최근들어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사회적기업`이란 화두로 집중되고 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과 돈을 버는 일이 다르지 않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기업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해서다.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초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공유가치창조(CSV: Creating Shared Value)`라는 개념을 내놨다. 이는 사회환경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회사의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을 살리는 `적정 기술`이나 ▲경제적 가치와 취약계층 고용 등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기업` 등이 대표적이다.

‘적정 기술’의 대가 폴 폴락 박사
지난 5월 SK(003600)그룹과 굿네이버스 초청으로 방한한 국제개발기업(International Development Enterprises)의 창업자 폴 폴락 박사는 “삼성이나 애플이 만들어내는 첨단기술 상품을 소비하기 어려운 나머지 90%를 위한 혁명, 적정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란 부자를 위한 첨단기술이 아니라, 현지의 재료와 기술수준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상품을 개발해 그들을 부유하게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폴 폴락 박사가 건기에 지하수를 구하기 어려운 방글라데시 농가를 위해 개발한 8달러 짜리 페달펌프가 대표적이다. 발로 물을 끌어올리는 페달펌프는 빈곤농가의 연간 소득을 100달러씩 더 증가시켰다. SK그룹은 지난 2010년부터 굿네이버스 등과 함께 ‘적정기술 사회적기업 페스티벌’을 실시해 왔다.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과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아이디어를 선발해 현지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현대차(005380)그룹과 한화(000880)그룹의 사회적 책임 활동도 사회적기업으로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 정몽구 재단과 함께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길 꿈꾸는 청년 사업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5년간 150개 사회적기업을 육성, 1500개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한화그룹 역시 함께 일하는 재단, 고용노동부 등과 함께 친환경 분야의 사회적기업을 지원키로 했다. 내년 2월까지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개별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사회적 기업 생태계 활성화도 돕는 내용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사회적기업이란 타이틀을 쓰면서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아 구설수에 오르는 등 논란도 있다. 사회적 기업을 자진포기하고도 언론에 사회적기업으로 홍보하는 예가 적지 않은 것.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사회적기업이란 명칭을 쓰려면 연간 수익금의 3분의 2 이상을 사회적 목적에 쓰는 등 법이 정한 규칙을 지켜야 하는데, 이를 포기하고 나서도 계속 명칭을 쓰는 경우가 있다”면서 “적발되면 500만원 과태료 처분을 받지만 워낙 영세업체들이 많아 찾아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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