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변곡점의 시그널일까

  • 등록 2008-02-27 오전 7:03:00

    수정 2008-02-27 오전 8:39:05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온갖 대형 악재에는 무덤덤했던 반면 호재에는 민첩하게 반응했다`

26일(현지시간) 월가가 보여준 특징적인 모습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월가를 둘러싼 현재의 사정은 그렇지 않지만 마치 `악재에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한` 전형적인 강세장의 분위기를 연출했던 것이다.

이날 잇따라 터져나온 악재는 평소 같았으면 투자심리를 꽁꽁얼리고도 남을 정도였다.

우선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월가 예상치를 크게 넘어서면서 경기둔화 속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무시무시한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감을 고조시켰다.

미국 경제 성장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의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5년래 최저치로 추락했고, 지난해 미국의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이 20년래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게다가 국제 유가는 또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고스란히 드러낸 악재들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악재들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뉴욕 주식시장은 평소와는 달리 크지 않은 하락세를 나타냈을 뿐이었다.

반면 IBM의 150달러 자사주 매입 계획이 발표되자 뉴욕 주식시장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급등세로 전환했다.

IBM의 자사주 매입 계획이 대규모라는 점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면 앞서 발표된 악재들을 한방에 누를 정도의 위력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세계 최대 채권보증업체인 MBIA가 S&P에 이어 무디스로부터도 최고 신용등급 유지 결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이전과 그 이후의 상승폭이 별로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날 랠리의 최대 동력은 IBM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월가의 이같은 행동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미국 증시 낙관론자들은 이를 두고 `바닥 징후`라고 해석하고 있다. 굴곡의 방향이 바뀌는 변곡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견해들이다.

제프리스의 수석 전략가인 아트 호간은 "오늘 터져나온 악재들은 다우를 세자릿 수의 하락세로 몰고갈만 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며 "이같은 악재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는 게 이러한 결과의 배경이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옵티크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펀드매니저인 웬델 퍼킨스는 "회복을 위한 긍정적인 모멘텀을 봤다"며 "주식시장은 어느정도 견고한 바닥 찾기를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날 S&P가 MBIA와 암박 파이낸셜에 대한 최고 신용등급을 유지하면서 모노라인 사태의 공포감이 상당부분 사그러들었고, 이러한 기대감이 이날 월가 행동의 가장 큰 배경이었다는 의견이 많다.

무디스도 이날 MBIA의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다만 향후 신용등급의 하향조정 가능성이 있는 부정적 관찰대상에서는 제외하지 않았다.

CCLA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제임스 베반은 "모노라인 사태의 진정 국면이 오늘 상승의 숨어있는 동력이었다"며 "주식시장 향방이 신용위기의 전개과정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앨리전트 애셋 매니지먼트의 펀드매니저인 앤드류 하딩은 "MBIA 소식은 지난 몇달동안 지속돼온 패닉을 걷어내는 매우 긍정적인 것이었다"고 진단했다.

주식시장이 미래의 경제를 반영하는 경기선행지표 일지라도 `현재 진행형`인 신용위기와 주택경기침체를 감안할 때 섣부른 낙관론은 여전히 금물인 것도 사실이지만 모노라인 사태가 한고비를 넘기고 있다는 것은 월가 중론으로 부상하고 있다.

채권보증업체들의 신용등급 강등 위기를 의미하는 모노라인 사태는 금융권에 7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실을 안겨줄 것으로 우려돼 왔던 만큼 이러한 분위기는 뉴욕주식시장의 모멘텀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듯 싶다.

이제 월가는 내일과 모레 이틀동안 이어지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의회 증언으로 촉각을 옮겨가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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