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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27일 오에스피와 탑머티리얼을 시작으로 에스비비테크, 샤페론, 뉴로메카 등 5개 기업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선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는 6549억~7852억원으로 공모가액은 1287억~1530억원 수준이다. 이는 중형급 1개 기업 규모다.
IPO 슈퍼위크는 한 주간 신규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 일정이 5개 기업 이상 집중된 경우를 뜻한다. 연중 7월, 11월 성수기에 종종 발생하는데, 올해는 9월에 첫 슈퍼위크가 찾아왔다. 추석 연휴가 끼여 거래일수가 20일에 불과해 11개 기업의 수요예측 일정이 몰린 영향이다. 이에 이달 말에만 5개 기업이 동시에 수요예측을 진행하게 됐다.
특히 올해 9월은 평년과 비교해도 수요예측 수요가 많아 눈길을 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5년간 9월 평균 수요예측 기업수는 7.2개다. 올해 연간으로도 9월이 월별 최대치다.
일반적으로 짧은 기간 여러 기업들의 수요예측이 동시에 진행되면 공모 확정가가 낮아질 수 있다. 시장 자금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분산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되고, 결국 수요예측 경쟁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일반 공모청약자 역시 여러 청약에 자금이 묶일 수 있어 자금 분산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다만 자금 분산이 개별 기업의 수요예측 결과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2년 간 슈퍼위크 기간의 경우 IPO 집중도보다 증시 분위기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기 때문이다. 5번의 슈퍼위크가 발생했던 지난해의 경우 IPO 시장은 증시 역사상 최대치의 신규상장 기업수와 공모규모를 기록했다. 역대급 활황 분위기에 슈퍼위크의 집중도와 관계 없이 공모가가 희망가 상단이나 초과 수준에서 결정됐다.
4번의 슈퍼위크가 발생한 2020년의 경우 7월 슈퍼위크는 공모 확정가가 희망가 하단에서 결정됐다. 하지만 같은해 11~12월은 10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공모 희망가 상단이나 초과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충격파를 딛고 ‘삼천피(코스피 3000)’를 향해 달려가던 증시 분위기가 더 많이 반영됐다는 게 중론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2월과 7월은 수요예측이 단기간 집중된 일정 때문이라기 보다는 올해 전반적인 증시 조정과 지난해를 고점으로 IPO 시장의 연착륙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더블유씨피의 상장 후 몸값에 따라 IPO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오는 3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더블유씨피는 희망 공모가 하단을 25% 밑도는 6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올해 흥행을 이어온 2차전지 전문기업인 점을 고려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하지만 수요예측의 실패를 딛고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한 사례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2020년 코스닥에 상장한 박셀바이오(323990)다. 박셀바이오는 IPO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공모가는 희망밴드 하단에서 결정됐을 뿐만 아니라 상장 첫 날에도 시초가가 공모가를 하회해 체면을 구겼다. 상장 후 임상에서 성과를 내면서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했고 넉 달 만에 공모가 대비 9배까지 뛰기도 했다.
최 연구원은 “더블유씨피의 상장 후 주가는 향후 IPO 시장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포인트”라며 “공모가에는 이미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반영됐기 때문에 낮은 공모가를 기준으로 주가가 오르게 되면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다시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