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공연계 매출 전월 대비 반토막
각 제작사들은 깊은 고민 끝에 공연 개막을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연계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이기 때문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월 한달간 연극·뮤지컬·클래식·오페라·무용·국악 등의 매출액은 206억6254만원으로 전월(402억7727만원)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소위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에도 제작사들이 공연을 강행하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공연을 준비해온 배우와 스태프들의 노력을 저버릴 수 없을 뿐더러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제작사들은 이번 공연을 앞두고 매주 1~2회 공연장 방역 및 소독과 함께 열감지기 설치,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연 마니아들도 제작사의 이 같은 결정을 반기고 있다. “다른 공연들처럼 왜 취소를 하지 않느냐”는 반응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다수 마니아들은 관객 감소에 따른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공연을 올리기로 한 제작사의 선택을 존중하는 분위기다. 제작사들은 코로나19로 취소를 원할 경우 수수료 없이 환불을 해주는 등 관객을 배려하고 있다.
|
‘데미안’은 헤르만 헤세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창작뮤지컬로 이번이 초연이다. 2인극 뮤지컬인데 출연 배우들이 고정된 배역을 맡지 않고 매회 번갈아 주인공 싱클레어 또는 데미안 역을 맡는다.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 프리’를 넘어 배역의 경계마저 지운 이색 설정으로 개막 전부터 공연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학로를 대표하는 젊은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정인지, 유승현, 전성민, 김바다, 김현진, 김주연 등이다.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 연극 ‘보도지침’ 등의 극작을 맡았던 오세혁이 극을 쓰고 뮤지컬 ‘광염소나타’ ‘난설’의 작곡가 다미로가 곡을 붙였다. 뮤지컬 ‘쓰릴 미’ ‘아랑가’의 연출가 이대웅이 무대화를 이끈다.
‘아트’는 연극 ‘대학살의 신’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이다. 15년간 지속돼 온 세 남자의 우정이 허영과 오만에 의해 쉽게 무너져가는 과정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국내서는 2004년 초연했으며 그동안 최고 객석 점유율 103%, 누적 관객수 20만 명을 기록했다.
|
◇각종 이벤트 잠정중단…본 공연에만 집중
‘지구를 지켜라’는 장준환 감독이 2003년 발표한 동명의 장편영화 데뷔작을 무대로 옮긴 연극이다. 외계인으로 지구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믿는 주인공 병구의 이야기를 그린 독특한 분위기의 SF영화를 무대 언어로 재해석해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공연했다.
대학로 대표 배우들은 물론 신인 배우들까지 가세해 총 14명의 배우가 무대를 꾸민다. 박영수, 배훈, 황순종, 이태빈, 김지웅이 병구 역을, 김도빈, 양승리, 이지현, 채진석이 강만식 대표 역을 맡는다. 순이 역에 조인, 김벼리, 추 형사와 멀티 역에 육현욱, 김철윤, 김의담이 캐스팅됐다.
당초 ‘지구를 지켜라’는 신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만큼 관객과의 대화, 팬 사인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벤트는 잠정 중단하고 본 공연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지구를 지켜라’ 관계자는 “공연장 방역은 물론 연습실에서도 소독약을 매번 뿌리면서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왔다”며 “개막 이후에도 코로나19 관련 추이를 지켜보면서 공연을 진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