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수주 3년 연속 300억불 밑돌 전망…중동 수주 급감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말까지 국내 업체가 따낸 해외건설 공사는 515건, 241억6652만달러(약 27조5400억원)다. 이는 작년 한해 총 수주금액 290억599만달러의 83.3% 수준이다.
올해 수주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고 단순 계산하면 올해 실적은 290억달러 정도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07년(397억8814만달러) 이후 최근 11년 중 2016년(281억9231만달러)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다만 작년에도 연말 수주가 몰리면서 290억달러대에 턱걸이한 바 있다. 올해 현재까지의 수주 금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 많다. 11~12월 수주 실적이 평달보다는 늘어날 전망이어서 작년 수준(290억달러)은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발주처 입장에서는 연내 예산을 소진해야 하는 측면이 있고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한해 실적을 결산하는 측면에서 11월 정도 되면 연내 계약될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계약을 추진한다”며 “다만 계약 전까지는 발주처의 정치·사회적 분위기 등 여러 변수가 언제든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수주액은 전년 동기(107억585만달러)보다 약 19% 늘었다. 중국·싱가포르·베트남·필리핀 등에서 수주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일감 텃밭이었던 중동에서는 수주액이 크게 줄었다. 전년 동기(105억1317만달러) 대비 18% 감소했다. 카타르 등에서의 수주가 예년 수준을 못따라간 때문이다.
삼성은 회복 지속, 현대는 울상…업체별 수주실적 희비
|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 여건이 개선된 가운데 내부적으로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스템 혁신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해외 수주 실적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000720)의 경우 수주가 예상되는 몇몇 프로젝트의 발표 시기가 다소 미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 베트남 지하저장고 공사와 함께 이라크 바스라 유정물공급시설 수주 여부 등이 올해 해외건설 수주 최종성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29일에는 5947억원 규모 이란 석유 정제시설 공사 계약이 해지됐다.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등 대외 여건 악화로 계약 효력 발생 선결조건인 금융 조달이 완료되지 않은 때문이다.
그밖에 주요 건설사 중에서는 SK건설이 전년 대비 28.8% 증가한 27억2921만달러를 수주하며 3위에 올랐다. 대우건설(047040)(15억1994만달러)과 포스코건설(12억1823만달러), 쌍용건설(7억4253만달러), 롯데건설(3억8060만달러) 등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많은 수주금액을 달성한 상태다. 반면 대림산업(000210)(10억9321만달러)과 GS건설(006360)(8억35만달러) 등은 전년 동기 대비 저조했다.
이용광 해외건설협회 사업관리실장은 “과거에는 건설사가 공사만 하면 되는 도급형 프로젝트가 대다수였지만 최근에는 시공자가 금융 조달까지 하거나 프로젝트 지분에 참여해야 하는 등 발주 형태가 변한 부분이 있는데 국내 업체들은 이같은 투자개발 사업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경쟁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주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근로시간 단축 역시 기존 계획보다 인력을 더 투입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져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거 해외건설 수주 실적과 상관관계가 컸던 국제유가 상승도 당장 주요 산유국들의 발주에 큰 힘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 실장은 “유가 상승으로 산유국들의 재정이 확충돼야 본격적인 발주로 이어질텐데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발주 측면에서는 내년쯤에야 유가 상승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