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국방 혁신 이끄는 4차 산업혁명

  • 등록 2018-03-14 오전 5:30:00

    수정 2018-03-14 오전 5:30:00

[김정호 KAIST 연구처장·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필자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로 보고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요즈음 분산 데이터 처리 및 보안 기술로 블록체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기술을 통해 기업은 인건비, 재고 비용, 물류비용을 최대한 절감해 경쟁력을 유지하려 한다. 그 결과 이러한 기반 기술 플랫폼을 갖춘 기업만이 국제 시장 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더해 블록체인 기술까지 확보하게 되면 직접 1:1 거래가 가능해져 금융비용, 수수료 비용, 계약 비용까지 절감하게 된다. 그럼 마지막 남는 비용은 전기요금과 세금뿐일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파도는 산업분야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핵잠수함에 인공지능을 도입해 잠수함의 ‘두뇌’와 ‘귀’에 해당하는 핵심 무기체계 성능을 높일 계획이라고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1950년대 초 미국이 처음으로 개발한 핵잠수함은 현재까지 가장 고도화된 전쟁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이 핵잠수함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면, 조종사의 개입 없이도 핵잠수함을 운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핵 잠수함 내의 데이터와 센서 정보 등을 분석해, 전장 환경 변화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장시간 해저의 좁은 공간에 갇혀 지내는 잠수함 조종사의 판단을 믿지 않고 인공지능이 잠수함을 조종하게 만든다는 개념이다. 이제 핵 잠수함이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흉내 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인공지능을 이용한 전투 장비의 운용과 전투 수행은 핵잠수함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모든 전투 체계로 확산할 수 있다.

이처럼 이제 국방 분야에도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본다. 특히 전투 인원 배치, 전투 장비 배치, 물류 배치 및 수송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십만 군인의 전투 준비 상태, 배치 현황, 심리 상태, 교육 수준, 전문 영역을 빅데이터로 만들고 인공지능을 이용하면 최적의 전투 준비상태를 만들 수 있다. 또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을 결합하면 비무장지대 경비를 무인화 할 수도 있다. 앞으로 인구가 줄 수 있고, 가용한 병사의 숫자가 줄어든다면 이러한 기술은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할 기술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전투 자체를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다.

최근 논의가 활발한 비트코인은 개인과 개인 간의 직접 금융거래를 목적으로 개발한 암호화폐다.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체계를 실현하기 위해서 거래 내역의 분산 저장과 처리를 위해 도입된 기술이 블록체인이다. 특히 블록체인에는 암호화 기술을 도입해 데이터와 장부의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했다. 이 블록체인은 가상화폐를 실현하고 더 나아가 동시에 스마트 계약까지 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변호사와 부동산 업자가 필요 없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이 블록체인 기술을 국방 분야에 적용한다면 종이문서 없는 군대, 자료 보안이 완벽한 군대를 만들 수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은 앞으로 국방 기술의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예측한다. 이렇게 되면 4차 산업혁명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마찬가지로, 국방 분야에서도 최소한의 경비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국민이 부담하는 국방비를 줄일 수 있고, 그에 따라 세금도 줄어들게 된다.

바야흐로 총탄 없는 전쟁, 화약 냄새 없는 전쟁 시대가 도래 하는 것이다. 미래 전쟁은 화학 무기 전쟁, 생물 무기 전쟁, 핵무기 전쟁 보다 더 무서운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무기 전쟁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병사 없는 전쟁이 가능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산업 및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국방의 미래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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