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스타' 김민정 "무대는 내 첫사랑"

연극 '동치미' 주역 맡아
MBC 탤런트 출신 연기경력 45년
거동 불편한 남편 돌보는 부인 역 맡아
"힘든시기 관객에 힐링 선물할 것"
  • 등록 2014-10-27 오전 6:41:00

    수정 2014-10-27 오전 6:41:00

‘왕년의 스타’ 김민정이 MBC 사극 ’장희빈‘에 인현왕후로 출연할 당시 인현왕후의 죽음이 방송된 날에는 이에 항의하는 시청자들의 전화가 빗발쳐 방송사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김민정은 “사실 내 나이엔 무엇을 하든 도전이다”며 “후배들과 함께 연습을 하다보니 젊어지는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 즐겁다”고 말했다(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MBC 소속탤런트 스타 1호. 1969년 MBC 공채탤런트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인생 45주년을 맞은 배우 김민정(66)이 애틋한 부부애를 전한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서울 중구 충정로 문화일보홀에서 공연되는 연극 ‘동치미’를 통해서다. 퇴직공무원 부부와 3남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대상’에서 지난해 작품상을 수상한데 이어 올해는 대상과 특별상, 인기상, 공로상 등 연극부문 ‘전 부문’을 석권했다.

김민정은 이번 공연에서 거동이 불편한 남편을 간호하며 뒷바라지하는 부인 정 여사 역을 맡았다. 김민정은 “자식은 자식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들어야 하는 이야기다”라며 “사건사고도 많이 일어나고 힘든 시기에 따뜻한 연극을 통해 관객들에게 힐링을 선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김민정에겐 무명시절이 없었다. 70년대 본격적인 TV시대가 열리면서 연속극들이 생겨났는데 당시 히트를 쳤던 일일드라마 ‘정’과 사극 ‘장희빈’에서 연달아 주역을 꿰차며 스타덤에 올랐다. ‘정’은 당시 최고의 인기스타였던 최무룡과 문정숙, 김혜경이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고 극중 김혜경의 라이벌 역을 맡은 이가 김민정이었다. 신인으로서는 꽤나 큰 데뷔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 “운 좋게도 TV에서 처음부터 주연으로 시작을 했다. 주인공병은 유치원때부터 있었던 것 같다. 하하.”

무대에 대한 욕심은 어린시절부터 있었다.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연말행사나 발표회 등에는 빠지지 않고 무대에 섰다. 오히려 독무대를 즐겼다. “무대는 내게 첫사랑과 같은 곳이다. 탭댄스라는 개념조차 서지 않았을 때 몇가지 동작 배운 걸 토대로 유치원 때부터 탭댄스를 췄다. 어려서부터 무대 맛을 알았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던 ‘끼’는 김민정을 자연스럽게 배우의 길로 인도했다.

첫 연극은 1965년 서울 종로 YMCA 소극장에서 공연했던 창작연극이었다. 고등학생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었는데 당시 교도관 역은 개그맨 전유성이 맡았고, 스태프 중에는 탤런트 임채무가 있었다. “남자주인공은 후에 국립극단원으로 활동했던 최상설 씨가 맡았고 여자주인공이 나였다. 우리끼리 연습할 데가 없어 덕수궁 뒷마당 화단 옆에서 연습하곤 했다. 땅에 임시 무대를 그려놓고 연기연습을 했다. 그게 첫 연극의 시작이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사극 ‘장희빈’에 출연할 당시 KBS측의 ‘러브콜’을 받고 KBS 드라마에 출연하려 했던 게 화근이었다. 이를 알게 된 MBC측에서 김민정을 불러내 호텔 방에 가둬놓고 못 나오게 한 웃지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결국 KBS 드라마 출연을 포기하고 MBC로 돌아왔지만 눈치가 보여 결국 방송가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지금으로 치면 사회 생활을 막 시작할 나이인 스물일곱 살에 은퇴를 했다. 결혼이 도피처가 됐을 수 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배우로서의 내 자리, 무대가 그리워지더라.”

9년 만에 다시 MBC 드라마 ‘저 별은 나의 별’로 컴백했지만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그때 눈을 돌린 곳이 연극이었다. 이후 1년에 꼬박 두 작품씩 출연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TV에서는 상복이 없었지만 연극을 하면서는 1987년과 1991년도 ‘서울연극제’에서 여우주연상도 받았다. “연거푸 두 번이나 여우주연상을 받은 건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다. 무대에 서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신바람이 난다.”

첫 공연때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연극 ‘동치미’의 출연을 결정한 것도 연극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2009년 초연 당시부터 출연제의를 받았었지만 그때마다 정중히 거절했었다. “미리 늙고 싶지 않아서”였단다. ‘좀 더 나이 먹은 다음에 하자’는 생각에 미루던 것이 6년간 1500회 공연을 하고 나서야 참여하게 됐다. “아직도 마음은 젊고 싶어서인지 내 나이대 역할을 한다는 게 오히려 더 어렵더라. 하지만 이제는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이 허락된다면 80세까지도 연극 무대에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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