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한글도메인, 이대로 주저앉을까?

'.한국' 인지도 수준은 12%..'.com'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아
좋은 사례 발굴·한글이메일주소 도입 등 필요
  • 등록 2012-10-15 오전 6:20:56

    수정 2012-10-15 오전 6:20:56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야심 차게 시작된 한국도메인(한글.한국, 이하 한글도메인) 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편의성을 높이고 글로벌 인터넷주소체계에서 우리나라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취지와 달리 방치된 도메인이 상당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도종환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높은 인기를 끌었던 상위 50개의 한글도메인을 조사한 결과, 사이트와 직접 연결되는 곳은 9곳에 불과했고, 15곳은 도메인 판매사이트로 연결됐다. 나머지 도메인은 등록조차 되지 않았다.

활용되는 도메인 9곳 중 2곳은 상관없는 사이트로 연결됐다. ‘증권.한국’을 치면 속옷판매사이트로 이동된다. 한글도메인 등록추이도 작년말 21만623개에서 올해 7월 22만2734개를 정점으로 9월말 기준 14만2444개로 줄었다.

진충희 KISA 도메인 팀장은 “한글 도메인 사업을 시작할 때 6만~10만개 정도로 예측했다”면서 “단순 선점(사재기) 등 거품이 꺼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높은 인기를 끌었던 상위 50개의 한국도메인. 이중 7개만이 도메인과 연관된 홈페이지로 연결됐다. (도종환 의원실 제공)


◇1년이 지나도 인지도는 12% 수준

한글도메인이 일반인들로 서비스가 확대된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반응은 뜨거웠다. ‘부동산.한국’의 경우 2759명의 신청을 받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현재 인지도는 매우 낮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자료에 따르면 ‘.com’(95.4%)과 ‘.kr’(86.5%)에 비해 한국 도메인 인지도는 12.1%이다.

검색에 익숙한 사람들의 습관이 걸림돌이 됐다. 주소창에 도메인을 직접 쓰기보다 검색창에 해당 기업을 넣는 게 더 편한 것이다.

실제 한글도메인을 쳐봐도 원하는 사이트로 이동되지 않은 문제가 대중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나온다.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실 측은 “한글 도메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처음 도입할 때 취지가 유명무실화됐다”고 말했다.

이에 김정렬 방통위 인터넷정책과장은 “한국도메인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고 무조건 도메인과 연관된 홈페이지를 연결하라고 규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좋은 사례를 통해 정화작용..한글이메일 주소도 도입 필요

하지만 한글도메인은 검색없이 한번에 원하는 사이트를 바로 갈 수 있어 의미가 적지 않다. 아울러 아마존 등 외국기업들이 한글로 된 최상위 도메인을 확보중이어서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

윤복남 변호사(법무법인 한결)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진 것도 의미 있다”면서 “특히, 우리가 주도적으로 한국도메인을 사용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에서 선점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성공사례가 많이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자민원 서비스인 ‘민원.한국’처럼 독도 관련 정보도 ‘독도.한국’ 등으로 연결하면 사람들의 인식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다.

한글 이메일의 도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도메인 등록 대행업체인 후이즈의 박충호 과장은 “기업들은 인터넷 주소와 이메일을 함께 쓰고 있다”면서 “이메일 주소에 한글을 도입하면 한글도메인이 활성화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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