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첨단 기술력이 응집된 제품이라는 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물론 맞는 답이다. 하지만 또 다른 답도 있다. 바로 삼성의 다른 전자계열사들의 힘도 담겼다는 것이다.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첨단제품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서 삼성의 전자관련 계열사들을 제외하긴 쉽지 않다.
삼성SDI, 삼성전기 등 기존 계열사외에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삼성LED 등 새로 만들어진 회사들까지, 이들은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완제품에 필요한 핵심부품들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주고 있는 이들 계열사의 존재는 삼성전자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통해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자르고, 붙이고..`계열사에 칼을 대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경영스타일이 재계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 `미래를 위한 준비`가 그 어느 기업보다 앞서기 때문"이라며 "미래 시장을 정확히 예측하고 충분한 준비를 통해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는 점은 높이 평가받을만 하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삼성의 경영스타일은 지난해 계열사들의 사업조정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삼성은 미래사업을 육성과 기존 사업에 대한 역량을 집중하고 위해 전자계열사들의 사업을 교통정리했다.
그 결과 삼성SDI가 가지고 있던 AMOLED사업과 삼성전자의 중소형LCD 사업을 합쳐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만들어졌다. 삼성전기가 영위하던 LED사업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투자를 받아 삼성LED라는 새로운 회사로 거듭났다.
삼성테크윈의 디지털카메라사업 역시 분리해 삼성디지털이미징으로 재탄생시켰다. 3개의 새로운 계열사가 만들어진 셈이다. 맏형격인 삼성전자가 각 계열사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다른 계열사들은 특화된 사업에 집중하며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삼성 관계자는 이같은 변화들에 대해 "집중을 통한 전문화"라고 정의했다. 기존 계열사들이 내부사업으로 가지고 있는 구조로는 전문화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고, 사업조정을 통해 핵심역량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AMOLED와 LED 등 각 계열사가 가지고 있던 기술력에 삼성전자의 투자가 더해지면서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며 "세트를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과거에 비해 시장 자체의 크기를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같은 선택의 결과는 이미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비상장사인 삼성LED의 경우 지난 2분기 매출액이 15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매출이 87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인 성장세로 볼 수 있다.
삼성LED가 이같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LED TV가 세계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LED TV는 3월 출시된 이후 100일만에 50만대를 넘어섰고, 올해안에 2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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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ED는 LCD TV에 사용되는 백라이트유닛(BLU)외에 조명 등 고성장 분야로 사업영역과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 반도체의 유휴설비를 연내 LED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대규모 설비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용 중소형 LCD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사업을 보유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역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8000억원 내외의 매출을 올리며 영업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햅틱 아몰레드를 비롯, 프리미엄 휴대폰에 AMOLED 채용을 확대할 방침인 만큼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휴대폰업계 1위인 노키아 역시 SMD로부터 AMOLED를 공급받고 있다. SMD의 올해 매출은 적어도 3조원 이상은 충분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TV와 휴대폰이 올들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한발 앞선 제품을 출시,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핵심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SDI·삼성전기 `전열정비 끝났다..앞으로 전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삼성LED는 작년초까지만 해도 삼성SDI와 삼성전기 사업부중 하나였다. 하지만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삼성전자와 합작, 새로운 회사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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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의 전체 매출중 삼성전자의 비중은 약 40%. 경쟁력있는 주요 핵심부품 들을 삼성전자에 공급해 완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기의 LCD TV용 전원공급장치인 파워모듈은 삼성의 LCD TV가 세계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제품이다.
또 고화소 카메라모듈을 조기 개발해 공급, 삼성전자 휴대폰의 약진을 후방에서 지원했다. 최근 프랑스에서 출시된 와치폰의 경우 삼성전기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반도체 임베디드 기판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제품이었다.
에너지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삼성SDI의 2분기 실적 역시 좋은 편이다. 삼성SDI는 매출 1조1868억원, 영업이익 48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규모는 아직 적지만 지난 1분기 7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시작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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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2차전지 사업이 특히 높이 평가받는 것은 강력한 경쟁상대인 일본에 비해 10년이나 늦게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삼성SDI가 2차전지 사업을 시작한 지난 2000년 세계시장의 90%는 일본기업들의 차지였다.
하지만 10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삼성SDI는 전세계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1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한 일본 산요에 이은 2위다.
지난 4월에는 시장조사 및 컨설팅 기관인 프로스트&설리번(Frost & Sullivan)으로부터 리튬이온 2차전지 최고품질 및 혁신상을 수상하며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나 오는 2015년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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