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기도·단식…벼랑끝 중국동포의 선택

조선족교회서 기자회견 "한국 땅에서 살 자유를 달라"
  • 등록 2003-11-18 오전 7:15:32

    수정 2003-11-18 오전 7:15:32

[조선일보 제공] 중국동포 200여명은 17일 서울 구로구 구로6동 소재 조선족교회(담임목사 서경석)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정부는 조선족 동포가 외국인 노동자가 아닌 우리 동포라는 관점에서 기존의 조선족 관련 정부 방침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정부는 제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단속은 유예하면서도 도저히 중국에 돌아갈 수 없는 딱한 사정이 있는 동포들은 가차없이 추방시키는 비인도적 행동을 하고 있다”며 “우리들의 처지를 고려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민관합동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온 중국 동포 여성이 남편의 잘못으로 이혼한 경우에도 추방을 당해야하는 잘못된 국적법을 개정해야 하며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관련 소송과 재판 중에 있는 사람은 출국을 유예시켜야 하고 ▲국적을 회복한 1세대가 한국에 돌아와서 살고 있는 경우 이들의 결혼한 자녀들도 한국에서 체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994년 딸이 한국 남성과 결혼하면서 남편과 함께 왔다는 이명숙(57)씨는 “돌아가신 부모님 고향도 한국이고 하나뿐인 딸도 한국 남자와 결혼해 손자까지 함께 살고 있는데 중국에 나만 돌아가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 한국 땅에서 살 자유를 달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14일부터 단식에 들어가 이제는 손이 오그라든다”며 “우리가 죄인도 아닌데 왜 조선 땅에서 이래야 하나”라며 울부짖었다. 한 중국동포 여성은 “어릴적부터 부모님에게 ‘6·25때 대구에 있는 고향집 문을 닫아걸고 피란을 나왔으니 네가 커서 한국에 가면 꼭 그 집을 들러보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며 “어떻게든 부모님의 집을 가보려고 한국에 왔는데, 정부가 이런 사정도 몰라주고 범죄자처럼 족쇄까지 채워서 중국으로 보내려고 한다”고 흐느켰다. 이날 회견에는 지난 13일과 14일부터 단식 농성중인 중국동포 221명이 참석, 스티로폼을 바닥에 깔고 앉아 “고향에 돌아와 살 권리를 인정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서경석 목사는 “낮 12시 현재 조선족교회·소망교회·지구촌교회·순복음교회 등 8개 교회에서 총 2392명이 사흘에서 나흘째 계속 단식 농성중”이라며 “단식으로 인해 2명이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됐고, 국제 결혼으로 한국에 왔다 이혼해 강제추방 위기에 처한 동포 여성 한 명은 15일 밤 청산가리를 먹고 자살을 기도해 위독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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