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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정승탄 대표가 설립한 젠테는 국내 명품 플랫폼 가운데 후발주자다. 하지만 업계 ‘빅3’로 꼽히는 머·트·발이 지난해 실적 악화에 빠진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올 1분기엔 매출 226억원, 영업이익 5억1000만원을 기록하며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젠테는 ‘오픈마켓’ 구조인 기존 플랫폼과 달리 유럽 대형 부티크의 7000여개 디자이너 브랜드를 직매입 판매하고 있다. 유럽 명품 업계의 네트워킹과 재고 관리 능력이 없으면 오히려 독이 되는 구조인데 이를 잘 극복하며 성장을 이뤘다. 이탈리아에서 오랫동안 현지 부티크와 연을 쌓아온 정 대표의 네트워크 능력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정 대표와 젠테를 공동 창업한 김 COO는 회사의 성공 비결을 ‘고객 경험 극대화’로 표현했다.
이처럼 유럽 부티크로부터 물품을 직접 매입하면서 중간 유통 마진들이 없어져 가격도 평균 40% 낮출 수 있었다는 것이 김 COO의 설명이다. 검수도 직접하기 때문에 다른 오픈마켓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가품 논란도 없다는 게 장점이다.
최근엔 배송, 수선 등의 과정에도 외부 업체와 협력하며 서비스 전반의 질도 높이고 있다. 특히 물류에 진심이다.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 ‘젠테 포레’를 고도화시켜 제품 배송 기간도 평균 2주 내외로 단축했다.
김 COO는 “명품이란 상품 특성상 배송이 고객 경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며 “지난해 초 경기도 하남에 4958㎡(약 1500평) 규모로 물류센터를 확장 이전했고 최근엔 특수물류 전문업체 ‘발렉스’와 협력해 100% 대면 배송 및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프리미엄 배송을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젠테는 올해를 ‘해외진출 원년’으로 삼고 있다. 김 COO는 “어떤 지역에 물류센터를 구축해야 해외 고객들이 현재 국내 젠테스토어 고객들과 동일한 서비스 경험을 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며 “유력하게 검토 중인 곳은 독일과 중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에도 젠테가 네트워크를 갖고있는 부티크들이 많은데다 유럽 내에 물류센터를 지으면 현지 배송 전에 미리 제품 검수를 할 수 있어 효율성이 강화된다”며 “중동은 현지 국가들이 물류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는 등 ‘물류 허브’ 역할이 기대되는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젠테는 올해 매출 1000억원 달성 및 연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머·트·발도 거래액이 아닌 매출로는 1000억원을 달성한 적이 없어 명품 플랫폼 업계에선 상징적인 수치로 여겨진다. 투자 시장의 관심도 늘고 있다.
김 COO는 “현재 공식적으로 시리즈B 투자 라운딩을 돌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먼저 미팅을 제안하는 국내외 벤처캐피털(VC)들이 있어 만나고 있다”며 “명품 시장 전반이 코로나19 이후 타격을 입었지만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파이는 여전히 크다. 일반 백화점에서 살 수 없는 ‘트렌드’한 명품을 중심으로 고객층을 키워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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