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 면접, 안 바꿔준 로스쿨 VS 응시거부 학생…대법 결론은

재림교, 토요일 안식일엔 시험 응시 금지
일정변경 요청 거부당하자 미응시 불합격
불합격 취소소송…1심 원고패 2심 원고승
  • 등록 2024-04-04 오전 5:15:00

    수정 2024-04-04 오전 5:15:00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종교적인 이유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면접 일정 변경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해 불합격한 수험생이 불합격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오늘(4일) 최종 판단을 내린다. 1심에서 학교 측이 승소했지만 2심에서는 수험생 측이 이겼다.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금호관 전경. 전남대 제공.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이날 오전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교인 A씨가 전남대학교 총장을 상대로 낸 입학전형이의신청 거부처분 및 불합격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의 선고기일을 연다.

A씨는 2019년 7월 14일 2020학년도 법학적성시험에 응시한 뒤 전남대 로스쿨에 지원해 1단계 평가에 합격했다. 전남대는 A씨에게 면접일정을 토요일 오전으로 통보했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는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를 종교적 안식일로 정하고 있으며, 안식일에 교인들이 직장·사업·학교 활동, 공공 업무 및 시험 응시 등의 세속적 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A씨는 전남대에 면접일정을 토요일 일몰 후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결국 면접에 응시하지 않은 A씨는 최종 불합격 처리됐다.

이에 A씨는 전남대 총장을 상대로 입학전형 이의신청 거부처분 및 불합격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입학전형 이의신청 거부처분 취소청구를 각하하고 불학격처분 취소청구를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A씨에게는 면접고사 일정에 대한 변경을 요청할 신청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A씨가 면접고사에 응시했다고 해도 최종합격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그러나 2심에서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1심판결을 취소하고 전남대가 A씨에 대해 내린 입학전형 이의신청 거부처분과 불합격처분을 각각 취소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의 종교적 양심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특정 소수 종교인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인 사이에서만 공유되는 것이나, 비록 다수에 의해 지지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국가나 사회, 타인에 대해 해악을 끼치지 않는 한 존중받아 마땅하다”며 “피고 전남대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이 사건 이의신청을 거부함으로써 원고에게 면접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것이므로 이 사건 불합격처분의 처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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