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사 결과는 각종 낭비가 일상화된 교육계의 헛돈 쓰기 관행을 그대로 보여준 거울이다. 감사원은 특히 강원도교육청의 불필요한 예산 지출을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강원도교육청은 겨울철에 공사가 어려운데도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총 333억원 규모의 도색사업을 추진했다. 강원도가 도내 모든 자녀출산 부모에게 4년간 매달 50만원의 축하금을 지급하는데도 교직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자녀출산 축하금을 첫째는 100만원, 둘째는 300만원, 셋째는 500만원씩 지급했다. 태블릿PC 등 스마트 단말기를 수요 조사도 없이 600대 구입했다가 그 가운데 210대는 활용하지 못하고 보관만 하고 있었다. 다른 지역 시·도교육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중앙 정부는 부채가 1000조원을 넘을 정도로 재정이 급속 악화하고 있는데도 시·도 교육청이 남아도는 돈을 주체 못해 흥청망청하는 상황을 이대로 둘 순 없다. 미국·영국·일본 등과 같이 매년 수요를 재산정해 교육예산을 적절히 수립·집행하는 방향으로 교육교부금 제도를 속히 바꿔야 한다. 퍼주기 포퓰리즘에 물든 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된 백년대계가 이뤄질 리 만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