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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 통증이 있었던 A씨는 2015년 10월 중순경 언덕에서 넘어져 통증이 악화됐고, E병원에 내원하게 됐다. 병원은 원고 A에게 경추의 척수증 및 후종인대골화증 진단을 했고 두 차례 수술을 진행했다.
2차 수술 당시 A씨는 전신마취를 했고 코를 통한 기관지 튜브 삽입 방법으로 호흡했다. 2차 수술 후 A씨는 기관 내 튜브가 삽입된 상태로 인공호흡기의 도움과 자가 호흡을 했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A씨의 주치의는 2015년 11월 28일 A씨 기도에 삽입된 기관지 튜브를 빼기 위해 테스트를 하고 발관을 시작했다. 그런데 기관지 튜브가 제거되자 A씨는 후두부종에 의한 기도폐쇄로 호흡할 수 없었다.
병원 의료비상팀의 응급조치로 목숨은 구했지만 A씨는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식물인간이 됐다. 원고 B씨는 A씨의 배우자이고, 원고 C와 D는 자녀들이다. 이들은 의료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으로 A씨에게 뇌손상을 입게 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원고들은 9억원 남짓한 위자료를 청구했으나 1심은 병원 재단이 A에게 4000만원, B에게 2000만원, C와 D에게 각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에 원고들과 피고 쌍방이 항소했다.
피고인 병원 재단은 2심에서 병실퇴거 등을 청구(반소)했다. 2심은 원고 A의 본소 청구는 일부 인용하고 원고 B의 본소 청구와 원고 C, D의 청구 부분은 전부 기각했다.
반면 원고 A에 대한 반소 청구 가운데 퇴거청구 전부와 금전청구 중 일부를 인용하고 원고 B에 대한 반소청구를 인용하는 내용으로 판결을 선고했다.
이후 상고를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이에 원고들은 심리불속행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특히 원고 A의 성년후견인인 원고 B은 소송행위 및 이를 위한 변호사 선임행위에 대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피고(반소원고, 재심피고)의 반소 제기에 응소함에 있어 법원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재심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B는 원고 A의 성년후견인으로서 가정법원으로부터 재심대상사건 가운데 본소 사건의 항소심 및 상고심과 관련한 ‘일체’의 소송행위 및 이를 위한 변호사 선임행위를 하는 것에 관한 허가를 받았고, 반소에 관한 소송행위와 상고 제기가 민사소송법 제56조 제2항이 정하는 특별수권사항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 B는 원고 A의 성년후견인으로서 소송행위 허가 이후 재심대상사건의 본소와 관련해 제기된 반소에 관한 소송행위를 할 수 있고, 본소와 반소에 대해 하나로 선고된 판결에 대해 반소 부분에 관한 상소 제기 등의 소송행위도 할 수 있다”며 “재심대상판결에 이 부분 재심사유 주장과 같은 재심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