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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1세대 로봇기업인 유진로봇(056080)은 내년 초부터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한 자사 자율주행 물류로봇 ‘고카트180’를 김천시청과 한국교통안전공단의 택배 집하장에 실전 배치한다. 유진로봇은 6개월간 실증 작업을 해왔다 이달 말 실증이 마무리되면 고카트180은 이들 기관내 택배를 각층의 사무실로 배송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유진로봇의 고카트 시리즈는 자체 개발한 3D라이다 센서를 탑재해 정밀도가 높다. 이번에 실전 배치되는 고카트180(적재하중 180kg)은 지난 5월 말 출시한 신제품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빌딩 내부 시스템과 연동하고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해 층간 이동부터 복잡한 작업까지 가능하다.
유진로봇은 김천시건 외에도 국내 3곳의 기업들과 물류로봇사업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가 실증의 시기였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도입처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외국에서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유진로봇은 슬로베니아 병원에 공급할 ‘고카트250’(적재하중 250kg)의 현장 배치를 위한 막바지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조만간 슬로베니아 병원의 코로나19병동에서 약품을 운반하는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유진로봇은 슬로베니아, 독일 등 6개국으로부터 약 20대 규모의 고카트250 선주문을 받은 바 있다.
추가적인 성과도 기대된다. 독일 가전기업 밀레와는 헬스케어 공장자동화사업을 함께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진로봇 관계자는 “밀레와의 협력은 아직 세부적으로 알려진 게 없다”면서도 “독일, 오스트리아 등 10여개 글로벌기업과 공장자동화 물류사업 및 스케어 산업 파트너십을 구축중에 있다”고 밝혔다.
로보티즈도 올해 자율주행 배송로봇 실증에 몰두하며 내년 초 첫 상용화에 도전한다. 국내외 유통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실내 자율주행 배송로봇 상용화를 다음 달부터 추진한다. 로봇 상체에 팔이 달려 엘리베이터를 직접 조작하고 노크도 할 수 있는 ‘집개미’가 대표 제품이다.
로보티즈는 일단 첫 상용화를 호텔 서비스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사람이 없는 완전한 자율주행 배송로봇보다는 사람과 서비스하는 단계를 거친 후 점차 완전 자율주행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의 유통대기업들과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수개월내 협력 성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실내 자율배송 배송로봇 상용화에 이어 향후 실외 배송로봇 서비스도 상용화 준비를 하고 있다”며 “다양한 규제가 있는만큼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꾸준한 연구개발(R&D) 및 실증으로 상용화에 성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진로봇과 로보티즈는 모두 1990년대에 설립된 국내 로봇개발 역사상 1세대 기업에 속한다. 유진로봇은 최근 1~2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중심의 청소가전로봇사업에, 로보티즈는 로봇 관절에 들어가는 부품(액추에이터) 사업에 집중해왔다. 최근 들어 모두 자율주행 물류·배송로봇 등 서비스 로봇에 전력을 기하고 있는 것은 급변하고 있는 로봇시장의 흐름 때문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금액 기준)은 67억 달러 규모로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판매량 기준으로도 41% 늘어난 13만1800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로봇 서비스에 대한 수요 확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진로봇과 로보티즈는 서비스 로봇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체질 개선과 R&D 강화 등도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유진로봇의 경우 올해 기업간거래(B2B) 부서 규모를 전년대비 140% 이상 확대하고 외부 전문인사도 영입했다. 로보티즈는 최근 2년간 R&D 인력을 대폭 늘려 전체의 60%까지 확대했고 R&D투자 비중도 20% 이상으로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선 많은 로봇 신생기업들이 탄생하는 등 서비스 로봇시장이 점차 커질 것”이라며 “로봇 1세대 기업들이 발빠르게 준비하지만 속도로 보면 늦었다. 국내부터 도입 사례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