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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머리에 삐죽이 솟은 뿔 주위로 불꽃이 인다. 땅을 뚫어버릴 듯 내디디며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 이제 곧 인류의 적을 무찌르는 호쾌한 장면을 보여주겠지. 세상에 적은 많고 오늘도 열 일을 해야 하는 ‘태권브이’(2019)가 말이다. 덕분에 작가 찰스장(44)도 여전히 바쁘다.
한결같은 모델에 변화는 주로 색채로 시도한다. 원색의 강렬한 배치를 끌어내기도 하고, 한국 목조건물에 보이는 단청색을 들이기도 한다. 그래피티나 벽화의 느낌을 내는 기법도 드물지 않다. 그 상징성과 표현력 덕분에 전시를 위한 작품보다 브랜드와 콜래보레이션한 아트상품이 더 많을 정도다. 전시장에 걸린 ‘태권브이’로는 꽤 오랜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