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청년이 농업의 희망이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5월의 싱그러운 자연을 대하고 있으면 수필가 이양하의 ‘신록예찬’이 저절로 떠오른다. 그의 비유처럼 이즈음의 신록을 가장 아름다운 시절의 청춘시대라 한다면 우리 농업에서 활력 넘치며 희망이 가득한 세대는 바로 청년농업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연초록 잎이 자라 녹음이 짙은 나무가 되고 울창한 숲을 이루듯이 청년농업인은 우리 농업의 중추로 성장하여 농업을 미래 산업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다.

그러나 농촌의 현실은 청년농업인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40세 미만 농가경영주는 전체 농가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청년 농업인 육성이 최대 현안이자, 최우선 과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에 청년들의 농업·농촌 유입과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청년농업인 육성정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청년들을 농업 분야로 이끌어야 한다. 정부는 차세대 영농산업을 이끌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농업계 고등학교, 농과 대학교 등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예비 농업인을 육성하고 있다. 특히 졸업 후 바로 농업 생산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현장실습을 기본으로 하면서 전문 재배기술과 경영 역량 교육을 강화한 ‘영농창업특성화’ 과정도 운영한다.

또한, 농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창업 단계의 장애를 극복하고 조기에 경영을 안정화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작년부터 영농의지와 역량을 갖춘 청년들을 선발해 월 최대 100만원의 생활안정자금을 최장 3년 간 지원하는 ‘영농정착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2년 차인 올해까지 40세 미만 청년농업인 총 3200명을 선발했다. 선발된 청년창업농업인에게는 생활안정자금 외에도 3억원 한도의 창업자금을 2%의 저리로 지원하고, 농지은행을 통해 비축농지도 우선적으로 임대해주고 있다. 또한 선도농가 실습, 농업법인 인턴 등을 통한 영농기술교육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선발된 청년농업인들은 커뮤니티를 구성해 서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며 네트워크도 발전시켜가는 중이다.

청년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기 정착의 어려움으로 자금 부족, 농지마련, 영농기술 습득 등을 꼽았다. 영농정착지원사업이 청년농업인들의 가장 큰 고민을 해소해 주고 있는 셈이다. 사업이 2년차에 접어들면서 영농정착지원을 통해 경영위기를 극복하거나 생산물의 품질을 높이고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등 다양한 성공 사례들이 생겨나고 있다.

새롭게 유입되는 청년들이 농촌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직업으로서의 농업도 중요하지만 삶터로서의 농촌 정주 여건도 무척 중요하다. 청년농업인들이 농촌에서 아이를 키우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청년들이 필요로 하는 문화·여가·보육 시설이 갖추어진 복합형 주거단지인 ‘청년 농촌 보금자리’를 4개소, 총 120세대에 걸쳐 조성할 계획이다. 농촌의 부족한 문화·체육·복지 인프라 확충을 위해 읍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기능이 복합된 거점시설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농촌이 삶터, 일터, 쉼터로서 살기 좋은 공간으로 거듭나 청년들이 농촌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농업·농촌은 가치 창출의 기회가 많은 곳이다. 다양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몇 명, 몇 십 명, 또 몇 천 명의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농촌으로 유입되면 농업의 지속가능성도 함께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취업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청춘들, 새로운 희망을 찾길 원하는 청년들이 농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길 바란다. 푸른 신록처럼 청년농업인이 우리 농업·농촌 곳곳에서 성장해 농업의 미래를 떠받칠 수 있도록 정부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함께 할 것이다. 청년이 우리 농업의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