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근대 미국 100% 재현…레진코믹스 '판도라의 선택'

1800년대 미국 뉴욕 배경으로 아버지와 딸 관계 그려
유도리 작가, 당시 미국 문화, 철학 등 고증 집중
자유분방한 판도라 시선으로 미국 시대적 분위기 표현
  • 등록 2018-12-16 오전 1:01:28

    수정 2018-12-16 오후 1:34:34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기존의 포털 웹툰과는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림=레진엔터테인먼트
◇레진코믹스 ‘판도라의 선택’


19세기 미국 뉴욕은 어떤 모습일까. 전 세계를 호령하는 현재 ‘초강대국’ 미국의 모습 그대로일까. 평소 미국 역사에 큰 관심이 없었다면 근대시대 미국의 본 모습을 알고 있는 이는 드물 것이다. 레진코믹스 ‘판도라의 선택’은 근대시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 ‘웰메이드’ 웹툰이다. 과거 미국의 모습을 철저하게 고증한 배경서부터 각 캐릭터들의 설정까지 짜임새가 촘촘하다. 한 편의 ‘그래픽 노블’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누가 봐도 차별화를 꾀했다는 생각을 들게끔하는 웹툰이다.

웹툰 속 정확한 배경은 1846년 미국 뉴욕이다. 당시 유럽에 비해 문화적으로 ‘뒤떨어진’(이라고 평가받던 시대였다) 미국의 모습을 보는 것이 흥미롭다. 판도라의 선택을 그린 유도리 작가는 근대시대 미국의 탄탄한 역사, 철학, 문화를 고증해 배경부터 빈틈이 없다. 주인공은 미국 상류층 ‘크리스’와 그의 딸 ‘판도라’다. 크리스는 프랑스계 여인 ‘베로니카’와 결혼해 판도라를 낳았다. 베로니카는 판도라를 출산하면서 세상을 달리한다. 아버지와 딸, 그리고 기존 미국 보수적 문화 속 여러 일들을 판도라의 시선으로 그려냈다.

주인공 판도라는 고모할머니들과 피부색이 다른 유모들 손에 길러진다. 이 같은 환경에서 자란 판도라는 이해되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호기심이 강한 만큼 표현도 반항적으로 한다. 아버지 크리스와는 매일 티격태격 싸우고 친구들에게도 폭력과 폭언을 일삼는다. 판도라는 크리스가 딸인 자신에게 무정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일부러 크리스에게 시비를 걸거나 때리면서 그의 관심을 끌려고 하지만 크리스는 이를 전혀 모른다.

크리스는 아내 베로니카와의 추억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는 인물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집안의 돈만 믿고 하루하루를 의미없이 보낸다. 판도라는 그런 크리스가 이해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크리스의 친구인 ‘빅터’는 의사에다가 집안의 가장으로서 멋진 모습을 보인다. 판도라는 매번 빅터와 크리스를 비교한다.

하지만 판도라의 눈엔 점차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에게 명망을 얻고 있는 빅터와 그의 아내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외부에선 멋있는 신사이지만 자신의 아내에겐 손찌검은 물론이고 대놓고 무시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여자를 무시하는 당시 미국 상류층의 문화가 반영된 듯하다. 자유분방한 판도라는 이런 모습을 이해하지 못한다. 판도라의 선택은 이 같이 근대시대 미국의 시대적 고증을 곳곳에 배치했다. 판도라와 크리스의 관계 개선을 큰 줄기로 하는 메인 스토리도 흥미를 끌지만 촘촘한 배경의 고증도 독자들에게 흥미를 던져준다.

한편 레진코믹스 웹툰 판도라의 선택은 현재 35화로 완결서비스 중이며 최근 단행본으로도 출간됐다.

최근 단행본으로 출간된 ‘판도라의 선택’. (사진=레진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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