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발판 마련 '싸이월드', SK컴즈 거쳐 삼성으로

  • 등록 2017-08-22 오전 3:08:18

    수정 2017-08-22 오전 7:26:2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싸이월드의 태동은 국내 인터넷 산업 초창기였던 1998년부터였다. 창업자는 카이스트(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석박사 과정에 있던 이동형, 형용준 씨 등 6명이었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위한 동아리가 싸이월드의 첫 걸음이었다.

서비스 시작은 1999년 9월이었다. 처음에는 ‘다음카페’와 같은 커뮤니티 기반이었다. ‘사이좋은 사람끼리’ 모일 수 있는 장을 ‘사이버 공간’에 만들어주자는 취지였다. 그래서 이름도 ‘싸이월드’였다.

싸이월드의 대표 서비스 ‘미니홈피’는 커뮤니티의 산물이었다. 당초 미니홈피는 커뮤니티 회원의 프로필을 보여주던 페이지였지만 이후 ‘개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인터넷에서 자기 표현을 하고 싶었던 젊은이들은 미니홈피에 환호했다.

덕분에 가입자 수는 급격하게 늘었다. 방문자가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싸이월드 서버는 멈추기 일쑤였다. 벤처 기업으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되면서 싸이월드는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당시 다음과 함께 국내 대표 커뮤니티였던 ‘프리챌’의 실책도 한몫했다. 마땅한 수익원이 없었던 프리챌은 커뮤니티 유료화를 선언했고 가입자들의 이탈이 줄을 이었다. 이들이 싸이월드에 둥지를 틀면서 싸이월드의 커뮤니티와 미니홈피는 급성장했다.

사업 시작 10년만에 싸이월드는 가입자 수 3000만명을 돌파했다. 싸이월드 내에서 통용되는 사이버머니 ‘도토리’로 올리는 수입만 연 1000억원이었다.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 당시 연매출의 40% 수준이었다. 싸이월드는 대기업 자본과 벤처 아이디어가 결합한 모범사례로 인정 받았다.

전성기 때 싸이월드는 SK컴즈의 대표 서비스였다. 검색 업계 후발 주자였던 SK컴즈의 네이트도 싸이월드 덕분에 급부상했다. SK컴즈는 싸이월드에 네이트를 연동시키는 방식으로 네이트를 키웠다. 2010년에는 네이트의 검색 점유율이 10%를 넘기도 했다.

싸이월드가 기울어진 것은 2009년 11월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대중화가 시작된 이후다. 모바일에 특화된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사용자가 몰리면서 싸이월드의 쇠락은 시작됐다. PC·온라인 시대 최대 사이트였던 싸이월드와 메신저 ‘네이트온’은 모바일 시대 들어와 페이스북·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에 주도권을 내주게 됐다.

결국 SK컴즈는 싸이월드를 분사시켰다. 2014년 1월이었다. 싸이월드는 사원주주회사로 전환해 새출발했다. 고비용 서비스를 과감하게 들어냈다. 당시 싸이월드 임직원에 따르면 SK컴즈의 싸이월드 분사는 ‘아름다운 이별’이었다.

SK컴즈와 이별한 후 싸이월드는 벤처기업으로 재출발했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이 장악한 국내 SNS 시장 흐름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11년 국내 SNS 시장 점유율 59.1%였던 싸이월드는 2015년 2.4%로 내려앉았다. 서비스 존폐 위기로 내몰렸다. 2016년 3월, 5억원 규모의 크라우드펀딩마저 실패하면서 싸이월드는 문 닫기 직전까지 갔다.

이후 싸이월드 경영진은 새 인수처를 찾았다. 회원들이 그간 남긴 사진만 140억장이 되는 싸이월드를 운영해줄 곳이었다. 2016년 7월 영상커뮤니 업체 에어라이브가 싸이월드를 인수·합병하게 이른다.

이후로도 싸이월드는 새 투자처를 찾았고, 결국 삼성벤처투자와 올해 7월 인연을 맺게 됐다. 모바일 시대 적응하지 못했던 싸이월드가 인공지능(AI) 시대 때 새로운 기회를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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