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하루 앞선 4일 서울서부지법에서 1회 유찰 뒤 경매 진행된 서대문구 남가좌동 래미안남가좌2차 전용 84.81㎡형 아파트의 경우 무려 48명이 응찰해 감정가(4억2000만원)를 훌쩍 뛰어넘은 4억5510만원에 낙찰됐다.
분양가 상한제 완화와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폐지 등 부동산시장 관련 핵심 법안들이 국회에 발이 묶이면서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 열기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지난달 5년 1개월만에 90%를 넘었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이달 들어 86%대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가 몰린 중소형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오히려 상승하며 투자 수요와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서울북부지법에서 한 번 유찰된 후 경매에 나온 노원구 중계동 중계그린 전용 49.5㎡형 아파트는 27명이 경합을 벌인 끝에 감정가(2억1000만원)보다 비싼 2억2122만원(낙찰가율 101.06%)에 낙찰됐다. 또 12일 인천지법에서 한차례 유찰 뒤 경매에 부쳐진 인천 서구 검암동 풍림아이원2차 전용 84.93㎡형 아파트는 11명의 응찰자를 제치고 감정가(2억4500만원)보다 높은 2억4550만원을 써낸 이모씨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실종된 투자 수요… 중대형 경매 아파트는 ‘찬밥신세’
9·1 부동산 대책 효과로 투자 수요가 몰리던 중대형 아파트는 이달 들어 경매시장에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분당신도시 등 대책 호재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호1차 전용 140.79㎡형 아파트는 한번 유찰돼 이달 6일 서울중앙지법 경매에 나왔다. 주요 강남권 재건축 단지였지만 결과는 감정가(9억3000만원)의 80% 선인 최저입찰가(7억4400만원)을 간신히 넘긴 7억520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도 2명이 그쳤다. 또 성남지원에서 17일 경매 진행된 분당신도시 이매동 아름마을 두산 전용 158.4㎡형 아파트도 두번 유찰 끝에 감정가(7억2800만원)보다 1억5000만원 이상 낮은 5억7230만원(낙찰가율 78.61%)에 팔렸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지난달까지 경매시장에서 꾸준히 동반 상승하던 중소형과 중대형 아파트가 이달 들어 투자 수요의 거품이 빠지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며 “중대형 아파트는 당분간 관망세가 유지되겠지만 실수요가 탄탄한 중소형은 내년 봄 이사철까지 경매 열기를 내뿜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