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금리 급등 여파…하반기도 고환율 지속된다

美금리인하 불확실성에 국채 금리 ‘급등’
30일 환율 1380원 터치…한 달 만에 최고
하반기도 강달러·슈퍼 엔저·중동 리스크 지속
국내 금융사 하반기 환율 1300원대 제시
3분기 상단 1450원…트럼프 당선시 ‘강달러’
  • 등록 2024-05-31 오전 5:00:00

    수정 2024-05-31 오전 5:00:00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올해 상반기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중동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유가 상승, 슈퍼 엔저 등에 원·달러 환율은 1400원까지 치솟았다. 하반기에도 환율 상승을 견인했던 요인들이 잔존하면서 ‘킹달러’로 인한 1300원대의 ‘고환율’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美금리인하 불확실성에 금리·달러 ‘급등’

3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65.0원)보다 14.4원 오른 1379.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30일(1382.0원) 이후 한 달 만에 최고치다. 장중에는 1380원까지 치솟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불확실성에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한 여파로 환율이 급등했다.

지난해 말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거세지며 환율은 1200원대로 내려왔다. 연초에만 해도 상반기를 시작으로 연내 3회 이상의 금리인하가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물가, 고용 등 경제 전반이 견고한 모습을 보이면서 서둘러서 금리인하를 할 필요성이 낮아졌다.

최근에는 연준이 하반기 한번 인하에 그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대두되며 달러화의 힘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또한 상반기에 달러 경쟁 통화인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환율 상승세는 더욱 거셌다. 여기에 중동의 지정학적 분쟁까지 가세해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를 높였다.

3분기 ‘환율 1450원’까지 오를 수도

국내 금융사들은 하반기에도 1300원대의 높은 환율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3분기 평균 환율 1345원, 4분기 1335원으로 전망했다. 연준이 3분기 첫 금리인하를 할 것이란 가정하에 4분기에는 환율이 소폭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신윤정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상정하고 있고 하반기로 갈수록 국가들의 실질적인 경제 성장 모멘텀과 회복 탄력성이 차별화돼 나타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환율 변동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도 3분기(1380원)를 정점으로 4분기(1360원)에는 환율이 소폭 내려올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3분기 환율 상단을 1450원까지 열어두며, 상승 압력이 클 것으로 봤다. 연말까지 한미 금리차가 지속되며 원화 강세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과 한국은행이 모두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하며 금리 역전 폭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미국과 한국의 경기 펀더멘털도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3분기 환율 1330원, 4분기 1290원을 전망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와 미 대선이 하반기 환율에 변수가 될 것”이라며 “한은을 비롯해 일본의 금리 결정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대선이 하반기 달러 변동성을 확대할 요인으로 지목됐다. 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강경해질 대중(對中) 기조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달러가 강보합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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