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1인 가구 증가,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공유경제’ 트렌드의 확산 등으로 고가의 의류, 패션잡화부터 수제맥주제조기, 프리미엄 가전제품까지 렌털 시장이 커지고 있다.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은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올해 35조7000억원, 2020년 4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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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털 서비스 시장에서 최근 거래가 활기를 띠는 분야는 바로 ‘패션’이다.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 중고가 브랜드 의류부터 고가의 명품 신발, 가방 등 소비자가 원하는 패션 아이템을 빌리는 것을 넘어 자신이 가진 물건을 공유 아이템으로 내놓으면서 월 수익도 내는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김 씨가 즐겨 사용하는 명품 가방 대여 서비스인 ‘시리즈에잇’은 가방만을 취급한다. 시리즈에잇은 ‘패션’을 사회적 맥락에 맞게 다양한 페르소나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정형화된 소비의 트랙에서 벗어나 소비의 괴로움을 덜고 자유롭게 자신을 표출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라고 소개한다. 경제적 여유가 충분치 않은 사람들도 자신의 존재감, 정체성, 세상과 대면할 용기, 미적 감각 같은 것들을 키우는 데 보탬을 주는 패션 아이템을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다른 대여 서비스 업체 ‘클로젯셰어’는 단순히 의류·가방을 대여해주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들의 제품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돕는 ‘내 옷장 수익내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 중 ‘옷테크’를 통해 누적 수익 1위를 기록한 사람은 최대 1840만원까지 이익을 봤다. SPA 브랜드나 국내 저가 브랜드, 비(非) 브랜드 상품만 아니면 클로젯셰어가 정한 리스트에 없어도 셰어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다. 의류는 4년 이내, 가방은 7년 이내의 제품을 취급하며 수선이 필요한 제품도 공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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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도 렌털 서비스 영역을 늘리고 있다. 한국영업본부 산하에 ‘케어솔루션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정수기, 공기청정기, 안마의자,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건조기, 전기레인지 등을 렌털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이달 안에 400만 원대의 캡슐 수제맥주제조기 ‘홈브루’ 렌털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안마의자, 음식물처리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더욱더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 시즌별로 출시된다는 점을 간파하고 스마트 가전만 전문으로 대여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등장했다. ‘미스터렌탈’은 안마의자, 음식물처리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의 렌털 비용을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사용 공간 등에 대한 렌털 솔루션도 함께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하기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렌털 시장”이라며 “이전에는 구매를 통한 소유가 쇼핑의 전부였지만 이제는 1인 가구뿐만 아니라 고가의 제품 소모성, 트렌드 변화 등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공유경제 영역이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