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내달 중순 이후부터 1순위 청약 요건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확대 등 규제가 순차적으로 적용되면서 건설사들이 서둘러 분양 물량을 털고 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통상 분양 비수기로 분류되는 추석 연휴가 10월 초 열흘가량 예정된 점도 예년보다 한 달 가량 앞서 가을 분양 성수기가 도래하게 된 이유다. 특히 부동산 규제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서울 강남 재건축 대어가 분양시장에 선보일 예정이어서 해당 단지의 청약 결과에 따라 하반기 주택시장 향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내달 전체 물량 60% 첫째 주 쏠려
2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달 전국 33곳에서 2만 1153가구(임대주택·뉴스테이·오피스텔 등 제외)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전체 가구 중 62% 해당하는 1만 3206가구(19곳)는 9월 첫째 주(1~8일) 동안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돌입한다.
분양 물량이 내달 초에 집중된 이유는 정부가 예고한 규제들이 9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투기과열지구 및 청약조정대상지역 등 40곳에서 1순위 청약 자격을 청약통장 가입 후 2년(기존 1년)으로 강화하는 게 대표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을 통해 이르면 9월 중순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분양하는 단지부터 강화된 청약 제도를 적용할 계획”이라며 “투기과열지구에서 전용면적 85㎡ 이하는 가점제가 100%, 조정대상지역은 75%로 확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은 10월 초 추석, 개천절 등 최장 열흘간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서둘러 청약 일정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명절 연휴가 길수록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실제 9월에 추석연휴가 있었던 최근 4년간(2013~2016년) 연도별 전국 10월 분양 물량은 9월 대비 평균 4배 가까이 높았지만 올해는 9월(2만1153가구)과 10월(3만7609가구) 물량 차이가 1.7배에 불과한 수준이다.
◇강남 재건축 분양 결과에 시장 ‘촉각’
다음 달 시장에 나오는 전국 분양 아파트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은 단연 강남 재건축 단지다. 8·2 대책 후 나오는 첫 강남 재건축 단지인데다 이들의 청약 성적표에 따라 최근 조금씩 꿈틀대고 있는 서울 분양시장 투자심리가 다시금 활황세를 보일 수 있어서다.
내달 1일 선보이는 첫 번째 강남 재건축 단지는 GS건설이 서초구 신반포6차 아파트를 헐고 새로 짓는 ‘신반포센트럴자이’다. 총 757가구 중 145가구(전용면적 59~114㎡)가 일반분양된다. GS건설 관계자는 “강남에서도 지하철 3·7·9호선 등 3개 지하철 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교통 요지에 들어선다”며 “3.3㎡당 분양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 보증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4500만원 안팎에서 보수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강남구 개포동에서 분양하는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개포시영아파트 재건축 단지)는 분양가 책정과 각종 인허가 문제에 발목이 잡혀 공급 일정이 8월에서 다음 달 8일로 2주가량 늦춰졌다. 이 단지는 애초 분양가가 3.3㎡당 4500만∼4600만원으로 책정될 예정이었지만 현재 조합과 시공사는 분양가를 3.3㎡당 300만원 정도 더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도 다음 달 8일 서초구 서초동 1582-3번지 일대에 ‘서초 센트럴 아이파크’(전용면적 80㎡·318가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가을 분양 단지들은 강화된 대출 규제를 적용받는데다 1순위 자격 요건 강화 등으로 부적격자가 속출할 수 있어 예비청약자들은 청약 자격 요건 등을 파악해 자금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