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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아파트의 대규모 입주로 시작된 전세값 급락세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깡통전세는 주택 매매가격이나 전세값 하락으로 전세 재계약을 하거나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다 돌려받지 못하는 주택을 말한다. 올해는 대규모 입주 물량 증가, 전세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세값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져 지방에 이어 수도권에서도 ‘전세금 미반환 사태’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동구도 전셋값 평균 2000만원 내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1월 첫째주(1월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2% 하락하며 지난해 10월 마지막 주에 이어 11주 연속 하락했다. 수도권 전셋값도 11주 연속 내림세다. 특히 서울에서는 강남4구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송파 헬리오시티 등 신규 입주 물량 증가 등의 여파로 △강동구(0.3%) △강남구(0.29%) △서초구(0.28%) △송파구(0.25%) 등 전셋값이 일제히 주저앉았다. 강북권에서도 신규 단지 입주에 따른 전세공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보합세를 보인 노원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내림세를 보였다. 서울 강남구 S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송파구에서 1만 가구에 달하는 역대급 물량이 쏟아지면서 인근 강남권 일대 전셋값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인근 강동구나 강남구 전셋값도 최근 1000만~2000만원씩 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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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은 입주 물량이 몰려 있는 경기 남부권(용인·화성·평택·오산시 등)을 중심으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아파트 잔금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거나 집주인이 빚을 내 전세금을 빼주는 현상이 일부 벌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화성시 장지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입주 쓰나미에 전세시장이 소화 불량에 걸렸는데 올해도 적지 않은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서울에서 밀려온 수요자들도 전세 보다는 매매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전세보증금 돌려받자” 경매신청 대거 늘어
전셋값 하락에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경매 신청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관련 경매 신청 건수는 2016년 153건, 2017년 141건에서 지난해 221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11월에는 월별 역대 최대치인 32건의 경매 신청 건수를 기록했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임차인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신청한 강제경매가 올 들어서도 매월 20~30건은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에서도 경매로 넘어간 낙찰금액이 임차인 전세금(채권청구액) 보다 낮은 깡통주택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역전세 및 깡통주택 관련 세입자 피해가 늘면서 전세보증금 번환보증 가입이 해매다 늘고 있다. 지난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은 8만9350건, 보증금액은 19조3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모두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전세 계약이 끝난뒤 1개월이 지나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금 전액을 반환해주는 보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