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미세먼지·주거불안 해명” 박원순 청문회로 변질된 첫 토론회

KBS 초청 서울시장 후보 첫 TV토론회
미세먼지 원인 둘러싸고 지루한 공방전
김문수·안철수 “지난 7년 간 서울시 후퇴”
김종민 “김·안 후보 단일화해라” 일침
  • 등록 2018-05-31 오전 12:50:48

    수정 2018-05-31 오전 12:51:57

자유한국당 김문수(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안철수,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정의당 김종민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여야 주요 후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첫 TV토론회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진땀을 흘렸다. 박 후보가 시장 재임시절 동안 서울 시민들이 가장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평가되는 미세먼지와 부동산, 교통 문제 등에 대해 야권 후보들은 맹공격을 퍼부었다. 각 후보들의 구체적인 공약 검증이나 정책 비전은 토론회에서 거의 배제됐다. 오히려 박 후보의 지난 7년 간 시정을 검증하고 평가를 하기 위한 시간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30일 오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된 KBS 초청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가장 긴 시간을 할애해 치열한 공방을 펼쳤던 주제는 바로 미세먼지였다.

첫 질문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가 했다. 그는 “박 후보는 미세먼지를 얘기하면 경기도가 협조를 안했다고 하고 재개발·재건축을 지적하면 국토부 탓, 일자리 문제는 세종시 탓, 150억원을 날린 미세먼지 정책도 시민 제안 탓으로 돌리고 있다”면서 “(계속해서)본인 잘못이 아니라 남 핑계만 되는 이유가 뭐냐”고 지적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도 “박 후보가 중국 북경시장과 협약을 통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연구과제로 삼겹살 구울 때 얼마나 (미세먼지가) 나오는 지를 책정했다. 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없다”며 “제대로 연구하지 않고 ‘공짜로 대중교통을 타라’는 식으로 하면서 예산을 이런 식으로 낭비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오히려 김문수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미세먼지가 서울보다 훨씬 더 높았다. 서울이 경기도 한 가운데 있어 결국 (서울도)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박 후보는 지난 7년 간 시장 재임기간 미세먼지 농도가 악화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팩트체크를 해보면 안다. 실제로 (제가 시장을 할때)미세먼지 농도가 늘어난 것도 맞지만, 이미 과거에 증가한 것과 비교해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미세먼지 문제를 둘러싸고 지루한 공방이 오가자 김종민 정의당 후보는 상대방 후보를 꼬집기도 했다. 김 후보는 “바른미래당, 한국당은 과연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뭘 했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해결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미세먼지가 얼마나 나빠졌는지 원인만 규명하면 (토론회를 하는)무슨 의미가 있냐”고 꼬집었다.

안철수 후보가 ‘박 후보의 도우미 역할로 나온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안철수 후보와 김문수 후보 간에는 도랑이 흐르지만, 저와 박원순 후보 간에는 한강이 흐른다. 두 분의 선거 슬로건도 ‘바꾸자 서울’로 똑같던데 빨리 단일화를 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핵심 부동산 정책인 도시재생 사업도 주요 주제로 거론됐다. 먼저 박 후보가 “이미 10년간 과거 이명박, 오세훈 시절에 1000개가 넘는 뉴타운 재개발을 하면서 아수라장이 된 서울을 간신히 7년 간 교통정리를 했는데, 김문수 후보는 이를 다시 과거로 되돌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박 후보가 뉴타운과 같은 재개발 구역 규제를 통해 도시재생을 한다는데 그곳에는 (박 후보가 좋아하는) 시민단체나 청년들이 산다. 얼마나 낙후되고 냄새가 나는지 모른다”며 “왜 본인은 거기 안 사는지 모르겠다. 꼭 함께 살아보시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박 후보의 주요 공약은 서울페이 역시 비판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김문수 후보는 “자영업자가 장사가 되지 않아 하루하루 언제 문을 닫을까 걱정하는데 카드수수료를 제로화한다는 서울페이를 도입하는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서울 페이는 중국의 위쳇 페이를 벤치마킹 한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은 카드사용이 10% 밖에 안되고 0.5% 수수료가 있다는 점이 이미 국내와 다르다”면서 “이런 문제들을 고려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박 후보는 “카드 수수료를 제로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이른바 핀테크 기술로 가능하다”며 “이미 중국에서는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개발이 다 돼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장에 복귀하면 올 하반기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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