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강남 빌딩에 '0' 하나 더 붙었다"

  • 등록 2014-10-18 오전 6:00:00

    수정 2014-10-18 오후 1:04:03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동전의 앞 뒤면을 같이 봐야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부동산 시장을 분석할 때 거래를 하는 공인중개사 등 현장 목소리는 동전의 ‘앞면’이다. 지금 현장에서 일어나 그들의 생생한 멘트는 부동산 시장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국토교통부나 해당 지자체에 신고되는 실거래가는 항상 두 달 이상의 시차를 두고 발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부동산 시장의 ‘뒷면’까지 알려면 양도소득세와 각종 부동산 관련 세금을 담당하는 세무사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다만 세무사 중에서도 주전공이 양도세나 상속·증여세 등인 부동산 관련 특화 세무사가 필요하다.

주특기가 양도세인 원용대 해안 세무법인 대표와 회원수 5만명의 ‘붇옹산 스터디카페’ 강영훈 대표가 나서는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꽤 적절한 조합이다.

지난 17일 서울 명동 이데일리 본사에서 만나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이들은 “이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그보다는 강남 재건축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강남권에 목돈이 돌기 시작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의견을 같이 했다.
▲직구토크-강영훈 붇옹산의 부동산 스터디 대표(왼쪽), 원용대 세무법인 해안 대표이사/세무사 [사진=방인권 기자]
강남 재건축 활성화…빌딩시장으로 이어져

▶성선화 기자(이하 성)=1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한 차례 인하했다. 물론 시장에선 예상돼 온 일이긴 하지만 그야말로 초저금리 시대가 된 것 같다. 가장 궁금한 점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다.

▶원용대 해안 세무법인 대표(이하 원)=확실히 최근 강남 빌딩 매매가를 보면 예전보다 끝자리에 ‘0’ 하나가 더 붙은 건 사실이다. 예전에는 20억원이나 30억원 짜리 강남 빌딩 매매가 들어왔다면, 최근에는 200억원이나 300억원 빌딩의 의뢰가 들어온다.

▶성=그렇다면 미리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강남 큰손들이 한발 빠르게 움직였다고 볼 수 있나.

▶강영훈 붇옹산의 스터디카페 대표(이하 강)=사실 부동산 시장에 금리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근래 부동산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지난 2006년만 봐도 그렇다. 당시 금리 수준은 5~6% 정도였다. 지금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그 뒤 지난 2012년부터 금리는 계속 떨어지지만 부동산 거래 침체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성=최근 강남 큰손들이 돈을 풀기 시작한 이유는 뭐라고 보나.

▶강=개인적으로는 강남 재건축 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한 결과라고 본다. 올들어 반포를 중심으로 강남 재건축 가격이 뛰었다. 그러면서 유동성이 다시 강남 빌딩 시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본다. 이전에 강남 부동산 시장에서 돈이 돌기 시작한 것은 강남역 인근 노른자 위 땅인 ‘사랑의 교회’ 부지가 팔리면서다. 1000억원이 넘는 땅이 매각되면서 그때도 유동성이 한번 돌았었다.

▶강=일리있는 분석이다. 개인적으로는 과거 5년전 투자한 부동산 펀드들이 물건을 회수하는 타이밍이 돌아온 것도 한 가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몇백억원대 빌딩을 한 개인이나 법인이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부동산 펀드 회사를 설립해 투자한다. 이들은 최소 5년 이상 운용해 수익을 내고 시세 차익을 남기며 이를 매각한 뒤, 또 다른 투자 물건을 찾는다. 지난 2009년 설정된 부동산 펀드들의 만기 시점이 돌아온 것이다.

“빌딩 가격도 만들기 나름이다”

▶성=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시세차익을 내기란 쉽지 않다. 부동산 펀드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들어간다는 건 조금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

▶원=물론 강남권 빌딩의 시세차익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예전에는 20억원 짜리 빌딩이 3년 뒤에 금방 두 세배씩 올라서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 펀드 회사들은 시세차익이 날 만한 빌딩을 공략해 들어간다.

▶성=반드시 시세차익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빌딩이 있나.

▶원=전문 부동산 투자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원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부동산 세무 관련 일을 하면서 사후적으로 알 수 있다. 예를들어 이런 경우다. 처음엔 손실이 발생하던 빌딩이었다. 망가진 빌딩을 샀기 때문에 임차인이 없고 공실인 경우다. 그런데 불과 몇달 뒤부터 월 수천만원씩 임대료가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전문적인 임대업체들이 작업을 통해 월세가 잘 나오는 임차인을 들이는 것이다. 이럴 경우 임대료 수익은 물론이고 건물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뛴다.

▶성=사실 그렇다. 상가의 관건은 어떤 임차인이 들어오느냐다. 임차인을 잘 넣는 것도 건물주의 능력이다.

▶강=단순히 인맥이 좋다고만 볼 수 없다. 건물의 임차인을 넣는 문제는 어찌보면 ‘디벨로퍼’의 영역이다. 단순히 하나의 임차인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전체 임차인들이 어우려져 하나의 상권을 형성할 수 있을 정도가 되는 것이다. 가로수길 같은 신흥 상권이 대표적인 예다.

▶성=가로수길은 자연발생적인 측면이 크다. 특정 상권을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의문이다.

▶강=신흥 상권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잘 나가는 상권의 점주들은 이미 서로 잘 알고 있다. 이들이 작심하고 단합해서 새로운 상권을 만들자고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로 ‘청년 감자’라는 브랜드로 성공한 젊은 친구들이 모여 이런 상권 개발을 하고, 성공한 사례도 봤다.

▶성=결국 부동산도 어떻게 가치를 개발하느냐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진다고 볼 수 있는 것 같다.

▶강=현재 용산 지역에서 이 같은 신흥 상권이 부흥하고 있는데, 꽤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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