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아파트도 '미분양'…서울 불장이라는데, 왜?

서울시내 미분양 주택 6월말 기준 959가구
'악성'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526가구
"나홀로 아파트, 비역세권 입지 등 악조건"
"입지 대비 비싸면 안산다"
  • 등록 2024-08-19 오전 6:00:00

    수정 2024-08-19 오전 6:27:50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이 오르고 청약 광풍까지 불고 있지만, 이런 ‘불장’ 분위기에도 서울 내 미분양 주택이 1000가구 가까이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에서도 강남 등 상급지가 아닌 외곽지역에 입지 선호가 떨어지거나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이유가 미분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서울 시내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상반기(6월 30일) 기준 서울시 민간 미분양 주택은 총 959가구로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 상승세 분위기에 한 달 전인 5월말 974가구 대비 15가구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팔리지 않은 미분양 주택이 예년에 비해 많이 남은 것이다.

2022년 3월 133가구 수준이던 서울의 미분양 주택 가구 수는 같은 해 12월 994가구로 치솟았고 지난해 내내 1000가구 안팎의 수준을 등락했다. 그러다 올해 시장이 상승 흐름으로 돌아서면서 다시 감소 추세로 돌아섰지만 세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치구 별로 보면 강동구가 304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대문구 170가구, 강서구 146가구 등의 순으로 미분양 주택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미분양 가구 중에서도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6월말 기준 526가구로 집계됐다. 준공 후 미분양은 강동구 246가구, 강서구 146가구로 가장 많았고 강북구 41가구, 광진구 35가구, 양천구 33가구 등의 순을 기록했다.

이는 수도권 집값 상승 분위기를 타고 미분양 단지가 완판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이다. 미분양 가구 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조사된 강동구에서는 길동 등에 아파트 등 주택 미분양이 많았다. 천호동 ‘천호역마에스트로’는 77가구 중 58가구가 남았고, 길동 ‘에스아이팰리스강동센텀 1, 2’는 64가구 중 62가구, 80가구 중 75가구가 미분양 상태를 유지했다.

입지가 좋다고 평가받는 곳에서도 미분양 단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대문구 이문동에 지어진 ‘이문아이파크자이’는 총 4321가구 매머드 단지로 1, 2, 3단지 중 3단지 물량이 대부분인 118가구가 미계약 상태로 남았다. 동대문구 용두동에 지어진 ‘힐스테이트청량리메트로블’ 역시 총 213가구 중 52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남았다.

‘한강변’을 끼고 있는 광진구 구의동 역시 미분양 주택이 30가구 넘게 남았다. 구의동의 ‘광진파크하우스아파트’는 총 77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34가구가 미분양 됐고, 자양동의 ‘자양호반써밋아파트’ 역시 305가구 중 1가구가 남았다.

전문가들은 분양가가 비싼 지금 서울 내에서도 입지나 단지의 구체적인 조건이 떨어지는 곳은 미분양을 쉽게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특히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내에서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곳은 나홀로 아파트이거나 두 동짜리, 비역세권 입지 등 수요자들이 비선호하는 조건들을 가지고 있거나 도시형생활주택 등의 단점을 가진 주택들”이라면서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긴 건설사들이 대폭 할인 분양을 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미분양 물량이 모두 소진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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