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쉽도록 플라스틱 재질 단일화하면 안되나요[플라스틱 넷제로]

플라스틱 시대의 해법은[기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신소재 개발해야
생분해 플라스틱의 세가지 문제는?
  • 등록 2022-10-10 오전 9:00:00

    수정 2022-10-10 오전 9:00:00

[계형산 목원대 신소재화학공학과 교수] 사회의 발전, 다양한 음식 개발 및 도입, 배달·배송 음식 증가, 1인 가구용 소포장 증가 등으로 식품 포장 및 용기가 다양하게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근처 마트나 시장에 가 보면 각각의 식품을 포장하는 용기나 포장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 후 발생하는 수많은 쓰레기를 보면 어째서 재활용이 쉽도록 플라스틱의 재질을 단일화하지 않는지 의문을 가져봤을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재질의 단일화 어려운 기술적 이유는…

통상적으로 포장재는 내용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내용물에 대한 설명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현재 사용되는 포장재료는 플라스틱류, 플라스틱 연포장재, 종이류 포장재, 금속류 연포장재와 목재류 포장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내용물의 종류, 형태와 상태, 보호 기간 등을 감안하되 내용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에 맞춰 포장재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류 및 플라스틱 연포장재는 산업용과 생활계로 나눌 수 있다. 또 샴푸통, 세제통, 요구르트병과 같은 용기류와 라면봉지, 과자봉지, 식품포장비닐 등의 비닐류로도 나눌 수 있다. 특히 비닐류는 식품류의 포장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건조식품과 신선식품 등의 포장을 담당하고 있다. 식품 포장의 경우 가장 중요한 점은 ‘내용물의 변질을 막는 것’이다. 그 외 내용물 관련 정보 및 상품명 등을 나타내야 한다.

신선식품의 경우 내용물이 보이도록 포장되는 경우도 있지만, 햇빛, 공기, 수분 등에 노출되면 변질이 일어날 수 있는 식품은 불투명한 포장이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일부 포장은 수분이나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 포장 필름의 중간층에 알루미늄 등의 차단층(barrier layer)을 넣어 필름을 구성하기도 한다. 또한 장기간의 유통 기한의 식품은 용기와 포장 모두 유해균의 침입과 수분 및 공기의 유입을 막기 위해 제품 제조 과정 중이나 제조 후 가열 혹은 광학적 방법의 살균 소독을 한다. 이때 내용물의 변질이나 용기나 포장의 변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용기나 포장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인 공정이다. 또한 일부 제품은 사람에게 무해한 가스 등을 충진하는 경우와 식품의 향이나 냄새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포장이 되어 있기도 하다.

이러한 목적으로 구성된 포장재는 두께가 얇아 단일 층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인쇄를 위한 고분자 표면층, 수분이나 공기 등의 투과를 막는 알루미늄 등의 중간 차단층, 제품과 접촉을 하는 제품을 보호하는 보호 필름층 등의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모두 겹친 후 압력이나 열에 의해 하나의 층으로 적층(lamination)시켜 포장재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다양한 층으로 사용되는 물질은 제품의 종류, 형태, 생산 기업, 유통기한 등에 따라 서로 다르다.

즉 재질 단일화는 식품의 종류, 상태, 유효 및 소비 기간 등 다양한 조건과 제조 방법, 유통 방법 및 기한과 사용 후 폐기된 후 재활용까지를 고려할 때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한 선택이다.

대안 급부상 ‘생분해 플라스틱’의 3가지 문제는

최근 들어 글로벌 탈플라스틱 체제 확립 요청과 정부의 탄소중립, ESG 경영 원칙에 따라 식품업계는 식품용 기구 용기·포장을 친환경·생분해성·재활용 가능 소재로 의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정부와 기업에서는 원칙적으로 쓰레기양을 줄이고 자원 선순환 체계 구축을 통해 영구적인 안전성 보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친환경 종이포장 그리고 목재 포장재 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종이와 나무 포장재의 경우 친환경이라 할 수 있으나 식품류에 적용할 경우 그 한계가 있어 사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플라스틱류 포장은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산업계에서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바이오매스 기반 천연물질 등의 이름으로 통칭되는 생분해성(생붕괴성) 플라스틱류 물질 개발 및 포장재로의 적용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몇몇 생분해성 물질이 개발되었으며 일부 포장재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전면적인 확대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생분해성 물질의 포장재로의 가공 공정, 물성 유지를 위한 각종 무해 첨가제 개발, 기능성 부여 및 인쇄 적합성, 무엇보다 식품 위생 적합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생분해성 소재는 재활용과 관련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일반 플라스틱과 혼합 배출이 가능한 것으로 발표한 바 있는데, 두 물질이 섞이게 되면 기존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아가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흔히 자연 상태에서 분해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분해가 일어나려면 온도, 습도, 일조량 등의 분해 조건이 확보되어야 하고 또한 100% 분해가 일어나는 필요한 시간 또는 일정량 이상의 분해에 필요한 조건과 시간 등에 대한 정의가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제표준(ISO)과 한국산업표준(KS) 등의 정의에 따르면 생분해도가 45일 동안 표준물질 대비 60 % 이상 또는 180일 동안 90% 이상(절대 분해도 63% 이상)의 분해가 일어나야 생분해성 물질이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매립된 상태에서 이를 만족할 수 있는 생분해성 포장재가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향후 원활한 생분해성 포장재 보급과 재활용을 고려한다면 생분해성 포장재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이의 분리·배출 그리고 원활한 생분해 장치의 보급 확대가 우선이 되어야 플라스틱 포장재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판단된다.

△계형산 목원대 신소재화학공학과 교수는 국제표준화기구(ISO) TC 138 한국대표 단장으로 플라스틱분야를 20년간 연구한 전문가다. 국내에서는 플라스틱의 전생애를 폐기물 처리까지 연구한 몇 안되는 손꼽히는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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