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대세긴 한데…크레딧업계 절반 "실체가 뭘까"

[제 32회 이데일리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
코로나19 확산으로 ESG 관심 높아져
전문가들 'ESG 실체 불분명' 볼멘소리
국민연금 등 연기금 움직임에 촉각
  • 등록 2021-11-16 오전 5:30:00

    수정 2021-11-16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크레딧 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크레딧 전문가들은 ESG의 실체가 불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연금 같은 큰 손이 정확한 가이드 라인을 정해줘야 투자업계와 발행사 모두 ESG에 대한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시장 전문가들이 ESG 투자를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32회 SRE에서 응답자들은 ‘연기금 등 글로벌 자금 유입 전망’(47.8%·72명)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2위는 코로나 이후 공중보건에 대한 글로벌 이슈 관심 확대(36.4%·56명), 3위는 투자자 이미지 제고(11.7%·18명), 4위는 저금리 기조에 새로운 투자대상(4.5%·7명)이 랭크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국내 ESG 채권 발행 기업 수는 149곳, 상장 잔액은 151조885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발행 기업 수 25곳, 상장 잔액이 75조30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한 셈이다.

ESG 채권 발행 확대의 가장 중요한 배경은 연기금의 태도다. 국민연금은 상반기부터 ‘국내주식 ESG 평가체계 개선 및 국내 채권 ESG 평가체계 구축’ 용역을 발주했다. 9월에는 공단의 ESG 실현 수준을 분석하고 경영전략 체계를 진단하는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 용역을 내기도 했다. 주요 연기금의 한 축인 공무원연금공단도 ESG 평가체계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한 SRE 자문위원은 “대한민국 큰손인 연기금이 (신용평가사나 회계업체로부터) ESG 인증을 받은 채권을 포트폴리오 일부로 채우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금융투자업계는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그 안에서 내실을 어떻게 만드느냐”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여전히 ESG 투자를 정의하기 어렵다는 게 크레딧 업계의 반응이다. ESG 채권 투자에서 가장 큰 장애요인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 154명 중 44.8%(69명)가 ‘투자 측면에서 수익률을 비롯해 상품 경쟁력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지난 31회 SRE에서의 응답자 비율(38.3%)보다 6.5%포인트 증가했다.

28.6%(44명)는 ESG 채권에 대한 인프라가 미흡하다고 지적했고 11.7%(18명)는 연기금 등 기관의 태도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8.4%(13명)는 미흡한 정부 정책을, 5.2%(8명)는 금융투자업계 내 준비 부족을 문제로 들었다.

ESG 채권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시장에서도 이뤄지지 않다 보니 이를 둘러싸고 전문가들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한 SRE 자문위원은 “ESG 채권은 일종의 경영철학이고, 이를 지켜나가겠다는 암시일 뿐 크게 의미는 없다”라면서 “투자자 입장에서 환경이나 사회, 지배구조 같은 가치를 지켜나가고 이를 체화하는 과정에서 ESG가 투자요소가 된 것이어서 이 요소가 체화되면 결국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SRE자문위원은 “이미 금융당국이 ESG를 깐깐하게 보고 있다”면서 “더 강화된 룰을 제공하며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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