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수입물가 12년10개월만 최고치…금융위기 이후 최대

한국은행 '2021년 9월 수출입 물가지수' 발표
수입물가 전년동기 대비 26.8% 올라 고공행진
두바이유 70달러대서 최근엔 80달러대로 상승
  • 등록 2021-10-14 오전 6:00:00

    수정 2021-10-14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수입물가 지난 9월 기준 1년 전에 비해 26.8%나 급등했다. 배럴 당 60달러대 후반으로 내렸던 국제유가로 인해 둔화됐던 수입물가 상승세가 유가가 다시 70달러대로 올라서자 다시 한 달만에 상승폭을 키운 것이다. 직전 달인 8월에 이어 20%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입물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이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수입물가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를 키울 수 있단 걱정도 커졌다.

(사진=연합뉴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수입물가지수는 124.58로 전년동월대비 26.8% 올랐다. 이 같은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11월(32.01%) 후 12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입물가 총지수 자체로는 2014년 2월(124.6) 이후 최고치다.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기준으로 올 3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직전 달인 8월에 비해서는 2.4% 오르면서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수입물가 상승은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 두바이유는 지난 8월 평균 배럴당 69.5달러에 거래되다가 9월엔 72.63달러까지 올랐다. 최근 10월 들어서는 배럴당 80달러대를 웃돌며 추가 상승한 모습이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9월 석탄·석유제품 수입물가가 작년 같은 달보다 68.5% 상승했다. 광산품(75.5%)과 1차 금속제품(35.5%)과 화학제품(21.3%) 등의 상승률도 컸다. 제품별로 보면 광산품 중에는 원유(73.6%), 천연가스(LNG)(113.1%) 등이 큰 폭 올랐고, 석탄 및 석유제품 내에서는 나프타(72.1%), 벙커C유(56.5%), 프로판가스(80.8%) 등이 올랐다. 모니터용LCD도 59.6% 증가했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니 이를 가공해 해외로 파는 수출물가 역시 10개월째 올라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 수출물가 지수는 114.18로 1년 전에 비해서는 20.2%, 직전 달에 비해서는 1.0% 가량 상승했다. 직전달 대비로는 8개월 연속 상승이다. 수출물가지수 자체로는 2013년 7월(114.92) 이후 최고치다.

수출물가 역시 석탄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 제1차 금속제품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농림수산품이 전월보다 0.6% 올랐고, 공산품은 1.0% 상승했다. D램 반도체도 전월비 0.8% 올랐다.

계약통화 기준으로도 수입물가, 수출물가가 모두 상승세로 전환했다.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1.7%, 전년동월대비 27.9% 상승했다.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도 전월대비 0.3%, 전년동월대비 21.2% 올랐다.

최진만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해 수출, 수입 물가 오름세가 이어졌다”면서 “향후 전망은 어려우나 최근 10월에도 국제 유가,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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