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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이배(64)는 ‘숯의 작가’로 불린다. 30여년간 숯으로 해석한 세상을 그리고 쌓았다. 처음 그가 숯 작품을 내놨을 때, 숯이라면 고기 굽는 데만 쓰는 줄 알았던 이들은 화들짝 했더랬다. 특히 그가 1990년대 초 프랑스로 이주한 뒤 코 높은 그이들을 입 벌어지게 한, 바비큐용 숯으로 휘날리고 붙여낸 ‘동양의 정서’가 말이다.
그런데 왜 굳이 숯인가. “그저 하찮은 물건에 불과하지만 숯 안에는 거대한 자연,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힘이 존재하기 때문”이란다. 불에서 살아남았으니 불보다 더한 에너지를 품었다는 걸 오래 전부터 알았던 거다.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길 갤러리2, 3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과 해운대해변로 조현화랑, 7월 11일까지 제주 제주시 영평길 갤러리2 중선농원서 동시에 여는 ‘이배 개인전’에서 볼 수 있다. 종이에 목탄안료. 150×212㎝. 작가 소장. 조현화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