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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불만제기 후 ‘개인청구권’ 쟁점 부상
이번 재상고심의 최대 쟁점은 한일협정으로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했는지 여부였다. 이 쟁점은 앞서 네 번의 재판에서 모두 “개인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내려졌으나 재상고심에선 대법관 사이에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됐다.
이 사건의 개인청구권 소멸 여부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재판거래 의혹의 핵심이기도 하다. 상고법원 도입에 총력을 기울이던 양승태 사법부가 청와대 설득 카드로 강제징용 재판을 이용했다는 의혹이다. 실제 통상적으로 결론이 빨리 나오는 재상고심과 달리 이번 사건은 별다른 이유 없이 5년 넘게 심리가 이어졌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나서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자신의 공관으로 불러 재판과 관련한 청와대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 자리엔 윤병세 전 외교부장관,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도 참석했다. 외교부는 박근혜정부의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같이 재판거래 의혹 속에서 결론을 유지했다. 11명의 대법관 의견으로 개인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명수 대법원장 등 7명은 “한일협정 내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엔 이씨 등이 구하고 있는 위자료 청구권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이씨 등이 미지급 임금이나 보상금을 구하는 게 아니다. 일본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식민지배와 침략전쟁 수행과 관련된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행위에 대한 강제동원 위자료 청구권”이라고 결론 냈다.
이기택, 별도의견 통해 “추가심리 없이 상고기각 됐어야”
이기택 대법관은 별개의견을 통해 개인청구권 부분에 대해선 2012년 대법원 판결이 결론을 낸 상황에서 이를 변경할 예외적인 상황이 없었으므로 기속력에 따라 추가심리 자체가 필요없이 상고기각이 됐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소영·이동원·노정희 대법관도 별개의견을 통해 다수의견과 같은 결론을 내리면서도 판단을 약간 달리했다. 이들은 “이씨 등의 손해배상청구권은 한일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면서도 “이씨 등의 개인청구권이 한일협정만으로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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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재판에서 쟁점이 됐던 △일본 법원 판결의 효력과 기판력 △신일본제철의 일본제철 승계 여부 △소멸시효가 완성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대법관 전원이 앞선 대법원 판결과 같았다. 구체적으로 일본 법원 판결은 대한민국 사회질서에 반해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한국법을 적용할 경우 일본제철이 신일본제철을 승계한 것이 명백하며, 개인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도 완성되지 않았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