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에 불려 가 조사를 받을 입장에 처한데다, 자신의 회사를 위해 리포트를 과장했다는 주장도 나와 `신뢰의 위기`에까지 몰렸다.
8일(미 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미 의회가 내일(9일) 최근 지방채 시장의 혼란을 조사하기 위해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청문회는 특히 휘트니가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는지, 다른 투자자들이 부당한 이익을 얻을 기회를 줬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07년 씨티은행에 `당찬` 보고서로 부상…이번에도 과감했지만 오펜하이머의 은행담당 애널리스트였던 휘트니는 지난 2007년 모기지대출 관련 채권 부도사태가 터질 무렵, 세계 최대은행 씨티은행이 모기지 손실로 주주 배당금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당찬` 보고서를 내놨다. 씨티는 수 주일 만에 배당금을 줄이겠다고 발표하고 CEO가 사임하는 사태로 이어졌고 그녀는 일약 `월가의 스타 애널리스트`, `월가의 족집게`로 부상했다.
이번에도 시작은 비슷했지만, 결말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
지난해 9월, 휘트니는 지방채 디폴트 가능성과 함께 매도의견을 제시하는 리포트를 발표, 시장을 흔들었다. 이어 12월에는 CBS의 `60 minutes` 프로에 출연, "50개에서 100개의 지방채 디폴트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이는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라고 주장했다. 보고서가 나간 이후,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그녀의 명성 때문에 언급을 피했으나 시장 참가자들은 맞섰다. 그럼에도, 지방채 시장을 빠져나간 돈이 이달 초까지 모두 140억 달러에 달했다.
지방채 분야 전문가가 아니었던 휘트니의 보고서는 전문가들 눈에 함량 미달로 비쳐졌다.
지방 정부의 적자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학계와 시장의 전문가들도 인정한다. 차이가 있다면, 전문가들이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지방정부의 과감한 행동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휘트니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지방채가 디폴트 될 것이니까 빨리 매도하고 피하라는 결론에 있다.
그래햄 피셔 앤 컴퍼니의 조시 로스너 구조화 금융 애널리스트는 "지방채에 대한 휘트니의 분석은 이미 수년 전부터 다 알고 있는 것"이라며 "그녀는 펀더멘털이 아니라 투자 모멘텀의 관점에서 출구로 몰아갔다."라고 지적했다.
◇금가는 명성..`자기 사업 확장` 욕심에 눈 멀었나 사실 2007년부터 월가의 스타 애널리스트가 됐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휘트니의 선견지명을 의심해왔다. 최근 그녀가 찍은 주식들 중 제대로 이익을 내는 게 없었다.
존 핸콕 어셋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스캔론 수석 투자 애널리스트는 "그녀가 매도를 외친 후 은행주들은 급격히 회복됐다."라며 "월가 역사를 보면 `빅 매도`를 외쳐 스타가 됐다가 명멸한 사람들이 늘려 있다."라고 비아냥댔다.
그녀가 이번에는 왜 신중치 못했을까를 놓고 주변에서도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그녀가 오펜하이머를 나와서 직접 만든 회사 `휘트니 어드바이저 그룹`을 키울 욕심에, 특히 지방 채권의 등급평가 사업에 뛰어들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지방채 시장 모르고 덤볐다" Vs "자신을 위해 해야할 일을 할뿐"
뉴욕타임스는 휘트니가 지방정부의 위기 대처법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정부는 세금을 올려서 돈을 마련할 힘이 있지만, 기업이나 금융회사를 그럴 수가 없다는 것. 지방정부는 또 공무원의 임금을 깎거나 연금을 줄여 상환을 할 수 있다.
설사, 채권이 부도가 나더라도, 지방정부의 금융관리위원회가 채권 소유자들을 보호해준다. 낫소 카운티에서처럼 위원회가 개입, 세금이 바로 채권자들의 이자와 원금 상환으로 가도록 한다.
이런 위원회가 디폴트를 막을 수 없을 때를 대비해 지방채권이 보험에 가입해 있다. 수년 전 캘리포니아 서북부의 발레조라는 도시가 파산법에 따라 파산했을 때, 초기에 보험회사가 이자와 원금을 지급했다.
반면 그녀를 옹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녀가 애널리스트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로스데일 증권의 리차드 보브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라면, 투자자가 자기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녀는 자신을 잘 포장하고, 눈에 띄고 독특하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