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고령사회 뉴노멀 시리즈’ 책을 집필하면서 각 권의 부제를 ‘新 노년의 삶, 웰에이징 트렌드’, ‘新 노년의 주거, 노인복지주택’으로 정했다. 이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노인에 대한 인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에서다. 현재 법적 기준으로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구분하고 있으나, 실제 노인에 대한 심리적 기준은 보건복지부ㆍ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2017년 노인실태조사 결과, 71.4세로 나타났다. 최소 70세는 넘어야 노인으로 인식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더 이상 노인은 힘없고, 약하고, 경제력 없는 하나의 집단으로만 구분해서는 안 된다.
100세 시대인 현재의 생애주기는 교육 30년-일 30년-은퇴 40년으로 은퇴 후 기간이 과거(교육 30년-일 30년-은퇴 20년)보다 두 배 늘었다. 기대수명의 증가와 함께 은퇴 후의 시간이 20년가량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우리 모두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 즉, 초고령 사회 노년기에는 기대수명이 늘어난 만큼 건강수명 연장에 힘써야 한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 63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20년간 추적조사한 결과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놀랍게도 자립상태로 사망에 이르는 비율이 남성은 10.9%에 달한 반면 여성은 0%로 조사됐다. 여성은 어딘가 불편하고, 누군가의 크고 작은 도움이 필요한 상태로 노년기를 보내다가 생을 마감한다. 물론 조사 대상이 전체 노인은 아니기 때문에 섣부르게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다수의 여성이 남성과 달리 출산과 수유 등의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
기존 노년세대와 신노년세대 각각에 맞는 뉴노멀을 정립하고, 그에 따라 건강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는 개인의 삶의 질은 높이면서 국가 차원의 사회적 비용(의료·돌봄비용)은 줄일 수 있는, 초고령화 시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