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등 K푸드 열풍에 식품株 장바구니에 담는 외국인

외인 지분율 삼양식품, 10.35→12.94%로 껑충
큰손 외국인 '사자'에 주가, 연초 대비 40% 이상 상승
해외 사업, 실적 기둥이자 기업가치 재평가 기회
3분기 실적 전망도 '맑음'…"내년까지 실적 성장에 외인 주목"
  • 등록 2023-09-22 오전 5:40:00

    수정 2023-09-22 오전 5:40: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식품주로 몰려들고 있다. 최근 한류 열풍에 힘입어 불닭볶음면, 초코파이 등 K푸드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큰 기업에 외국인들이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다. 원재료비 부담 완화와 해외 매출 성장세가 맞물려 내년에도 호실적을 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양식품(003230)의 외국인 지분율은 올 초 10.35%에서 이날 기준 12.94%로 상승하며 13%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같은 기간 오리온(271560)은 37.62%→42.36%,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엔비티(222040)도 1.13%→2.06%로 지분율이 높아졌다.

국내 증시의 큰손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삼양식품은 연 초 대비 47.8% 급등했고, 코스맥스엔비티 역시 41.4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2.46%)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오리온은 지난 5월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뒤 한동안 조정을 받다가 최근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세 종목을 점찍은 배경으로 해외 매출을 손꼽는다. 국내 식품기업은 구조적인 인구 감소와 내수 소비 둔화에 직면하면서 해외사업 비중 확대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됐다. 이에 해외 사업은 실적의 기둥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기업가치를 재평가받는 기회로도 작용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매출 중 수출 비중이 약 65%에 달하고, 오리온과 코스맥스엔비티도 해외 매출 비중이 각각 60% 이상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오리온과 삼양식품은 급증하는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어 그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3분기 영업이익은 3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오리온과 코스맥스엔비티도 각각 16%, 319%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삼양식품은 내수와 해외 사업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해외 사업 부문에선 중국 내 사업 조정이 마무리 된 데다가 미국 수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했다. 내수 역시 주요 제품 가격이 내렸음에도 편의점 수요 회복과 온라인 채널 영업 확대, 신규 브랜드 론칭 효과가 나타나며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리온도 7~8월 제조원가율 개선과 함께 국내와 해외 주요 국가에서 매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 지난달 매출액이 뒷걸음질쳤지만, 현지 환율 하락에 따른 것으로 현지화 기준 매출액은 오히려 늘었다. 코스맥스엔비티는 호주법인의 중국향 매출 비중이 80%에 이르는 데다가 국내법인의 중국 직납 매출도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증권가는 파악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음식료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면서 해외에서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종목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올라가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하반기 원가부담 완화와 해외 실적 확대가 맞물려 내년까지 실적이 견조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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