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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패턴은 그 이후로도 이어졌습니다. 이튿날 비슷한 질문에 이 대표는 “박순자 의원 수사는 어떻게 돼가나? 관심이 없으신가 보다”라며 질문한 취재진을 비꼬았습니다. 박 전 의원은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의원 공천권을 빌미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된 인물입니다.
지난 3일엔 돈봉투 의혹으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탈당한 것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지자 “태영호 의원 녹취 문제는 어떻게 돼 가나. 명백한 범죄행위로 보인다”고 말을 돌렸습니다.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취재진이 민주당을 담당하는 기자들이기에 관련 질문을 던진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데도, 이 같은 반문을 한 데에는 불편한 질문은 피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해 보였죠.
그는 “국민 기준에서 민주당의 돈봉투 문제 등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을 하고 하면 그거에 맞는 얘기를 해야지 타(他)당을 끌어들여서 그렇게 하는 것은 당 대표가 하실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저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 역시 “무슨 뜻인지는 대략 알겠지만 공감하기는 좀 어렵다”며 “질문이 왔으면 그에 대해서 진솔하게 최선을 다해서 답변을 하든지. 아니면 하지 못할 사정이 있으면 그런 사정이 있다고 하든지. 이렇게 하는 게 오히려 정석”이라고 말했죠.
그리고 유상범 국민의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다시 묻겠습니다. 이재명은?”이라고 말이죠. 이 대표가 많은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기소된 상황에서 민주당은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되물은 겁니다. 체포동의안 부결 등을 통해 검찰 수사에 대한 결사 항전을 벌인 민주당으로선 다소 할 말이 없어진 상황이 된 거죠.
정치권에서 상대 당을 비판하는 것은 이미 국민도 당연하다고 넘기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잘못에 대한 질문에 그 답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잘못을 언급하는 것, 국민에게 호의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