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원 3배 높여도 질 낮은 개발자 교육…혈세 새는 K디지털트레이닝

K디지털 트레이닝, 훈련 단가 3배 높인 디지털 선도기업 실효성 도마
대기업·민간 훈련 기관 대거 참여했지만 질 낮은 교육 등 비판 목소리
취업률 성과도 저조…기존 국비 IT 훈련 시장도 곡소리 “문 닫을 판”
고용부 “사업 평가하기 아직 일러…성과 평가 이후 내실 강화할 것”
  • 등록 2022-10-14 오전 5:00:00

    수정 2022-10-14 오전 5:00:0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정부가 코딩 교육 수요 증가에 맞춰 추진한 K디지털트레이닝의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다. 기존 지원비의 3배 가량을 더 지원한다며 대기업과 미인증 훈련기관도 코딩 교육에 대거 참여시켰지만 낮은 강의의 질과 취업률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6월 22일 오후 VOCO 서울강남호텔에서 열린 ‘K-디지털 트레이닝(KDT) 해커톤 시상식’에 참석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부는 디지털 인재 양성을 목표로 디지털 핵심 실무인재 양성훈련(K디지털 트레이닝·KDT)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보기술(IT) 개발자 열풍이 불고 인력난이 불거진 가운데 정부가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하는 구직자를 지원키로 한 것이다. 2020년 11월 첫 훈련과정이 만들어진 후 지금까지 2만8000명이 훈련에 참여했다.

KDT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훈련 유형으로 디지털 선도기업을 추가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대기업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분야 관련 혁신적인 훈련 방법을 가졌다는 이른바 민간 혁신 기관의 훈련 과정도 정부의 지원을 받고 수강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네이버(035420), SK하이닉스(000660), 포스코(005490) 등 대기업과 멋쟁이 사자처럼, 엘리스 등 신기술 분야 민간 혁신 훈련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 유형 참가 기업들은 기존의 IT 직종 직업훈련 기관에 비해 특혜가 크다. 먼저 기존의 전문 직업훈련 기관처럼 인증평가를 거치지 않는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비를 지원받는 직업훈련기관의 경우 고용부의 훈련시설 기관 인증을 거쳐야 하지만 디지털 선도기업이나 혁신 기관이라는 이유로 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가장 큰 특혜는 훈련 단가다. 기존 IT 직종 직업훈련기관의 1인당 훈련 단가는 시간당 6000~7000원 수준이다. 그러나 디지털 선도기업은 3배가량인 1만8150원을 지원받고 있다. 고용부는 디지털 선도기업이 직접 훈련을 설계하고, 훈련과정에서 기업의 자원을 활용하는 등의 이유로 지원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디지털 선도기업의 훈련 수준이 기존 IT 직업 훈련기관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디지털 선도기업의 경우 중개업체 소속의 강사 활용하면서 개발 경험이 없는 수준 미달의 강사가 수업을 하는 경우도 빈발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넘치는 강의 수요에 강사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디지털 선도기업의 취업률도 기대 이하다. 직업훈련 포털에 따르면 디지털 선도기업으로 지정된 훈련기관들의 지난 훈련과정의 취업률은 평균 50% 수준이다. 기존 IT 직업훈련 기관의 평균 취업률이 8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3배의 훈련 단가를 지원한 결과치고는 초라한 성적표라는 지적이다.

정부 지원을 늘리면서도 훈련 수준과 취업률의 성과가 없을 수 있다는 점은 사전에 충분히 예상 가능한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KDT에 참가하는 구직자들은 대체로 코딩 교육을 처음 받아보는 비전공자 등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훈련과정으로 기초부터 실무적인 부분까지 가르치기는 한계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IT 강사는 “한정된 시간 안에 취업이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하지만 기초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훈련기관이 다르다고 훈련과정에 큰 차이가 있기는 힘들다”고 귀띔했다.

디지털 선도기업에 대한 집중 지원은 기존 IT 직종 직업훈련 기관에 부정적인 영향도 끼쳤다. 찾아오는 수강생이 대폭 줄어든 것뿐 아니라 훈련 단가가 3배가 뛰면서 기존 강사의 몸값도 대폭 올랐기 때문이다. 한 IT 직업훈련기관 관계자는 “인증평가를 받으려고 공을 들여 훈련과정을 준비했지만, 결국 인증도 없는 선도기업의 난입으로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고용부는 KDT사업을 현재 취업률로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또 성과 평가를 통해 사업의 내실화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디지털 선도기업 유형은 취업률뿐 아니라 취업한 직장의 수준, 임금 수준, 고용유지율 등 아직 종합적인 평가를 받기는 이르다”며 “성과 평가도 지속해 내실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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