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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 연준 긴축, 중국 재봉쇄 ‘산 너머 산’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고도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불확실성이 점증되고 있어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준의 고강도 긴축 행보와 중국의 코로나19 재봉쇄 조치 등으로 정보기술(IT)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미국 증시 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에서도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을 모두 팔아치우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경우 시가총액이 높고 거래량이 많다 보니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코로나 재봉쇄 조치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추세 전환은 결국 매크로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사업 부진에 빈약한 주주 친화 정책도 외국인 이탈 원인
전 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와 2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가 올해 들어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악재가 되고 있다. 대만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19.8% 늘어난 1287억8400만달러(약 161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TSMC의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지난해 53%에서 올해 3%포인트 오른 56%를 예상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16%로 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봉쇄 장기화 등으로 반도체 수요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뀐 점도 부담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메모리사업에서는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스마트폰에선 애플, 비메모리 분야에선 TSMC에 비해 삼성전자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면서 “애플이나 TSMC처럼 배당금이 많거나 주가 하락시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는 편도 아니기 때문에 하락장에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팔아야 할 주식으로 인식되고, 주가가 하락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결국 거시경제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금리 인상보다 중국의 봉쇄 조치 문제가 해소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사라져야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